<건강칼럼> 당뇨병과 뇌졸중
<건강칼럼> 당뇨병과 뇌졸중
  • 승인 2009.01.0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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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질환별 사망률에 대한 보고를 참조하면, 뇌졸중은 암에 이어서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질환이며, 단일 질환으로는 가장 높은 사망률을 나타냈다. 뇌졸중은 높은 사망률을 나타내는 문제 외에도 후유증으로 심한 장애를 남길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국내의 상황을 고려할 때 뇌졸중은 치매와 더불어서 주요한 노인 질환일 뿐만 아니라, 뇌졸중이 발생하게 되면 후유증으로 장애가 남는 경우가 많으므로 지속적으로 환자의 가족과 주변에 대한 사회적 부담을 가중 시키는 문제를 야기한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혀서 뇌손상을 유발하는 허혈성 뇌졸중인 뇌경색과 뇌혈관의 출혈로 인해서 손상이 생기는 출혈성 뇌졸중인 뇌출혈로 구분된다. 두 가지 질환의 치료는 뚜렷한 차이를 보일 수 있는데 반해서, 두 질환의 증상은 서로 유사하여 실제로는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을 실시하지 않고는 구분이 힘든 경우가 많다. 의학의 발달과 더불어서 뇌졸중의 효과적인 치료법이 계속 개발되고 있지만, 뇌신경의 특성상 일단 손상이 발생한 뒤에는 효과적인 신경재생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뇌졸중의 발생이나 재발을 막는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되어야 한다. 뇌졸중의 예방을 위한 첫 출발점은 뇌졸중을 유발한 위험인자를 찾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연구에서 고혈압, 당뇨, 담배, 심장질환, 고지혈증 등이 주요 위험인자가 된다.

고혈압이 뇌졸중의 가장 대표적인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지만, 당뇨 역시 뇌졸중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주요한 위험인자라는 인식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외국의 보고를 참조하면, 미국에서는 뇌졸중과 당뇨가 사망을 유발하는 3번째와 4번째 원인 질환이며 성인에서 장애를 유발하는 대표질환이다. 더욱이 뇌졸중과 당뇨는 같이 동반 될 수 있고 상호작용을 나타낼 수 있으며, 당뇨환자가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을 동반하였을 때는 당뇨를 동반하지 않은 경우보다 나쁜 예후를 보인다. 당뇨와 뇌졸중의 연관성에 대한 많은 연구결과들 중에서 흥미로운 결과 중의 하나는 당뇨가 허혈성 뇌졸중인 뇌경색과는 연관성을 보여주는데 반해서 출혈성 뇌졸중인 뇌출혈과는 뚜렷한 관련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뇌졸중과 당뇨와의 관련성에 대한 주된 언급들은 주로 뇌경색과 당뇨에 대한 관련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역학적인 연구 결과들을 보면 당뇨를 가진 경우 뇌졸중의 위험성이 1.5배에서 3배정도로 증가된다. 또한 당뇨는 뇌졸중의 재발을 2배정도 증가시키며, 당뇨를 동반한 뇌졸중 환자들은 입원기간이 길어지고 장기 사망률이 증가된다. 이런 사망률의 관점에서 보면 당뇨환자가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당뇨를 동반하지 않은 뇌졸중 환자보다 1년째 사망률이 2배 더 높은 결과를 보였다. 일부 보고에서는 당뇨환자가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5년 뒤에는 전체 환자 중 1/5만이 생존을 보인다는 지극히 비관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 당뇨와 뇌졸중의 관계에 대한 대표적인 연구인 UKPDS의 결과를 보면 당화 혈색소(HbA1c)가 1% 증가하게 되면 뇌졸중의 위험이 1.37배 더 증가했다. 또한 당뇨환자가 뇌졸중과 관련된 치매를 보일 위험이 당뇨를 가지 않을 때 보다 3배 이상 증가되었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뇌졸중의 위험성이 증가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55세 이하에서 당뇨를 동반했을 경우가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10배 이상 높은 뇌졸중 발생을 보였다.

이미 언급하였듯이 당뇨는 뇌경색의 주요 위험인자이다. 특히 뇌의 작은 혈관들을 침범하는 열공성 뇌경색과 연관성이 높다. 또한, 증상을 동반하지 않고 MRI나 CT검사를 통해서 발견되는 무증상 뇌경색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중의 하나이다.. 당뇨를 가진 환자가 뇌경색이 발생할 때 더 큰 영역의 뇌경색이 발생한다는 의미 있는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큰 뇌손상을 가진 뇌경색 환자에서 스트레스성 고혈당이 초기에 관찰될 수 있는데, 이는 고혈당이 뇌졸중의 위험인자이면서, 큰 뇌손상이 발생 한 것을 나타내는 표식자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흥미 있는 점은 당뇨환자가 뇌졸중이 발생할 때는 증상이 24시간이내에 저절로 호전되는 일과성 허혈을 보이는 경우보다 뇌손상이 회복되지 않는 뇌경색이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이다.

이는 고혈당을 가진 경우 동일한 정도의 뇌혈관 순환장애에 대해서 뇌손상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뇌졸중 환자의 경우 초기 보였던 신경학적 장애의 증상이 처음 몇 일간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고혈당은 초기 증상의 악화를 유발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에는 고혈압, 고혈당, 복부비만, 지질이상증과 관련된 대사증후군과 뇌졸중의 연관성에 관한 많은 보고들이 있다. 당뇨는 죽상경화증의 진행을 유발하여 혈관손상과 연관된 뇌졸중의 발생에 관여한다.

당뇨환자는 다른 뇌졸중 환자들보다 혈압의 더욱 엄격한 조절이 필요하며, 고혈압 약제의 선택이나 항혈전제 투여 시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경동맥내막절제술 전후의 수술의 위험성이 증가되며, 당
뇨환자에서 수술이후 재협착률이 증가된다는 점에서 뇌졸중과 당뇨의 관계는 주목을 받고 있다. 뇌졸중이 발생했던 환자에서 적극적인 당의 조절을 통해서 재발률을 떨어뜨릴 수 있는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못했다. 오히려 너무 적극적인 당 조절은 뇌졸중 환자의 사망률을 증가 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하지만,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당조절을 통해서 뇌 손상 시간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당뇨와 관련된 심혈관이나 뇌혈관 질환의 유병률이나 사망률의 증가는 당대사의 조절과 혈역학적인 연관성이 뇌졸중의 발생에 관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당뇨를 가진 환자들은 뇌혈관질환 발생의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당뇨 환자가 갑작스런 신경학적 장애를 동반했을 때는 뇌졸중과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많으므로 초기에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이 준 영남대학교병원 신경과/뇌졸중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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