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아침>신용카드사용과 소비 활성화
<달구벌 아침>신용카드사용과 소비 활성화
  • 승인 2012.06.2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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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연 한국은행대구경북본부 조사부장

유로지역의 재정위기가 스페인의 구제금융 요청으로 이어지면서 대외 불안요인이 커지고 있다. 지역경제도 EU지역에 대한 수출 감소 등으로 경기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민간소비의 활성화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신용카드 사용여건이 어느 나라보다 잘 구비되어 있어 소비자들은 주로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있다. 신용카드는 개인이나 사회 전체적으로 잘 쓰면 약이 되고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 말 발생한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신용카드사용 확대를 통한 소비 진작이 큰 도움을 주었으나 이후 무분별한 카드사용이 늘어나 카드사의 건전성이 악화되어 금융시장이 요동친 카드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최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카드사의 자료를 이용하여 개인의 신용카드 이용현황(해외이용 분 및 현금서비스와 지역별 비교를 위해 인터넷 판매 등 본사집중업종 이용금액을 제외)을 분석해 본 결과 대구·경북지역의 신용카드 이용규모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중 대구·경북지역(가맹점 소재지 기준)의 신용카드 이용액은 19.3조원으로 전국 이용액의 7.2%를 차지하여 지역내총생산(GRDP)의 전국비중(2010년 기준 9.8%)을 하회하였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 보면 대구와 경북의 신용카드 이용규모는 16개 광역시·도 중에서 각각 6위와 7위에 머물렀다. 경제활동인구 1인당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대구가 489만원으로 광역시중 가장 적었고 경북도 418만원으로 전남 다음으로 낮았다. 업종별 신용카드 이용실적을 보면 유통업, 연료 판매업 및 음식·숙박업이 전체 이용액의 60% 정도를 차지하였다. 2011년 중 신용카드 이용액을 사업체수로 나누어 산출한 업체당 신용카드 매출실적도 대구·경북지역이 72백만 원에 불과하여 강원도에 이어 전국에서 가장 적은 수준이다.

또 다른 특징은 대구·경북지역 거주자가 다른 지역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규모가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개 대형 카드사의 카드소지자 주소지와 가맹점 소재지 자료를 활용하여 대구·경북지역 카드소지자의 전체 사용액에서 다른 지역 이용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추산해 본 결과 동 비율이 2010년 20.0%에서 2011년에는 21.8%로 높아졌다. 신용카드의 역외 사용지역은 서울이 67.2%로 가장 높았고 업종별로는 의료·보건, 오락·문화 등이 평균을 상회하였다.

한편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처분가능소득에서 가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2010년 기준 87.8%)이 낮고 예금취급기관의 1인당 가계대출(2011년 기준 992만원)도 적어 가계부문이 소비를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은 다른 지역에 비해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2012년 5월 조사한 대구·경북지역의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11로 기준치(100)와 전국평균(105)을 웃돌고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소비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지역 내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는 전통시장에서의 신용카드 결제 확대, 올바른 카드사용 홍보 등을 통해 신용카드 이용도를 높이는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대구·경북지역 거주자의 역외 신용카드 이용을 줄이고 다른 지역 카드이용자를 역내에 유치하여 지역 소비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지역 전통시장 육성, 관광자원 개발 등을 통해 신용카드 이용비중이 높은 유통업 및 음식·숙박업의 소비여건을 개선하고 의료·보건 등의 서비스인프라를 확충하여 이들 업종의 역외 이용을 줄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 관광과 의료서비스를 연계하여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인접국의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는 전략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금년 1분기 중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전분기에 비해 0.2% 증가하는데 그쳐 우리나라 국민들의 소비 구매력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내수기반을 키우기 위해서는 일자리창출 등을 통해 가계소득을 높이는 노력과 함께 소비여력이 있는 계층의 건전한 소비를 적극 유도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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