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아침>마음이 아프다, 아니 머리가 아프다
<달구벌 아침>마음이 아프다, 아니 머리가 아프다
  • 승인 2012.06.2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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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식 고용노동부 대구고용센터 소장

장면 1 :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 온갖 꾸지람을 듣고, 일터로 가는 무거운 발걸음이다. 나도 화가 난다. 난들 고향에 가고 싶지 않아서도, 일가친척과 친구들이 보기 싫어서 안 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정말 짱(짜증)난다. 이 꽉 막힌 고속도로, 뜨거운 열기, 난폭한 운전 매너의 소유자들, 그리고 지그재그로 운전하는 저 자식, 틀림없이 젊은 사람일 것이다.

나도 예전에 저렇게 험하게 몰았을까? 아니, 저 친구는 무슨 돈으로 저 비싼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누빌까? 여기가 아우토반도 아닌데... 오줌이 마려워 급하게 가는 자식일까? 정말 짜증난다. 나만 이러는 걸까? 나만 이리 화가 나는 걸까? 나만 이렇게 외로운 건가? 아니야, 다른 이들도 나처럼 화가 나고 외로울 거야. 틀림없어!

몇 년 만이던가, 모처럼 지난겨울에 죽촌 하나씨께서 아직 또랑또랑한 옥니로 말씀하시기를 “네 이놈들아! 젊은 놈들아! 그래, 이 강토를 어쩔 테냐...” 그날 밤, 우리 몇은 밤을 새워가며 오장이 찢기는 아픔을 막소주 몇 되로 절여도 보고... 다음 날 고속버스로 되돌아오는데 잘린 산(山)과 강(江)들이 아우성치며, 우리를 향해 달려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 임보, <강토> 중 -

장면 2 : 요즘 관광지에 가보면 정말 젊은이들이 많아서 보기만 해도 힘이 나고 싱그러워. 암. 나도 저 나이 때는 돌을 씹어 먹어도 소화시켰지. 참 부럽군. 나도 10년만 젊었어도... 근데 이 친구들은 직업이 없나? 한창 일 할 나이인데... 내가 저 나이일 땐 처자식 먹여 살리느라고 눈 부릅뜨고 일했는데...

빌어먹을, 아무리 청년실업 어쩌고저쩌고 하지만 저 자식들 한가하게 이렇게 어슬렁거리고 놀러 다니다니. 아니, 저 자식 좀 보게. 훤한 대낮에 여자 친구와 껴안고 난리네. 한심한 자식. 저 자식 짐승 아니야? 남들 눈도 의식해야지. 저렇게 부비고, 빨고... 짐승처럼 보이는군. 아이고... 상관 말자. 내 새끼, 내 마누라만 저렇게 안 하면 되지. 남들이야 부비고 빨고 해도 나는 모르겠다.

청년에 권하고 싶은 말은 단 세 마디. 일하라, 더욱 일하라, 그리고 끝까지 일하라. - 비스마르크 -전 독일 수상 - 왜 사느냐 그것은 따질 문제가 아니다. 사는 그것에 열중하여 오늘을 성의껏 사는 이 황홀한 맹목성. - 박목월, <말년의 뿌리> 중 -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을 일러 잘못이라 하느니라. - 공자 -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 - 마가복음 제12장 제17절 - 전문가가 되자. 한 특수 분야의 전문가가 되자. 우리가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면 취업이라는 소성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고, 동시에 소성인 취업은 훨씬 쉽게 이루어질 것으로 믿는다. 왜냐면 우리는 대성을 꿈꾸는 피 끓는 청년이므로. - 정일영 박사, 전 국민대 총장 -

노력 없이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지만, 노력하면 안 되는 것도 없다. - 어느 선각자 - 사람은 자기가 신뢰를 둔 곳에서 그 신뢰를 찾아야 한다. - 이문열, <비정의 노래> 중 - 인간적인 최선 앞에 신(神)인들 어찌 외면할 수 있을 것인가? - 어느 선각자 -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둘 것이고,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 - 시편 제126장 제5~6절

캥거루가 호주의 상징이 된 것은 튼튼한 다리로 앞으로만 나아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다리를 제대로 써먹기 위해서는 주머니 바깥을 스스로 체험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우리 고용노동부에서는 청년YES프로젝트를 통해 미취업자의 취업 의욕을 높이고 또한 원하는 기술을 취득할 수 있게끔 내 일 배움 카드제를 운용하고 있으며, 워크넷(http://www.worknet.go.kr)과 함께 취업성공패키지 등으로 일할 자리를 찾아주고 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일단 주머니 밖을 벗어날 의지와 노력이 아닐까 싶다. 어느 유명 교수가 쓴 베스트셀러의 제목이 생각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마음이 아프다. 아니 정부(政府)는 머리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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