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지천면 창평리 백운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동명면 송산리와 대구시 북구 읍내동으로 확산돼 한 때 송산리 주민 130여명과 대구시 북구 읍내동 주민 160여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 산불은 7일 오전까지 20시간 넘게 타면서 50여ha의 임야를 태웠다.
이 산불은 불이 처음 발생한 산 인근에 있는 폐타이어 집하장을 덮쳐 검은 연기가 하늘을 덮어 햇볕을 가려 인근 주민들이 숨쉬기조차 어렵게 했지만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등 대형 산불로 이어지지 않은 것만은 다행이다. 이 밖에도 구미시 산동면 백현리, 달성군 옥포면 가세리, 안동시 임하면 금소리, 군위군 소보면 도암리 등에서도 산불이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산불이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선 산불이 3?4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봄 가뭄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봄 날씨는 이상 고온과 꽃샘추위도 번갈아 오면서 쫌 따뜻하다 싶으면 20도를 훌쩍 넘기기 예사이고 꽃샘추위 또한 너무 추워 변덕이 심했다.
여기다 전국적으로 3월중 평균 강수량은 59.8mm로 예년에 비해 크게 낮지는 않지만 대구?경북지방에는 강수량이 예년의 30%에도 미치지 않아 봄 가뭄이 극심했었다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대구?경북지방엔 예년보다 산불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기상청의 전망이다.
산불 방지를 위해 경북도는 오는 12일까지를 `청명?한식 전후 산불방지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하고 등산로를 폐쇄하고 시군별로 산불방지대책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대구시도 시장까지 나서서 대대적인 산불예방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엊그제 발생한 5건의 산불을 보면 산불은 대책팀의 구성이나 홍보만으로는 역부족임을 말해주고 있다.
엊그제 칠곡군에서 발생한 산불을 보면서 강원도 양양지역의 대형 산불이나 지난 수년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막대한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했던 것을 상기하게 한다. 2005년 4월에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강원도 양양지역의 재난지역이 전장 터와 다르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몸서리가 쳐진다.
이런 대형 산불이 우리지역에서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가 없다. 이런 대형 산불도 주민들의 조그마한 부주의에서 비롯된 것임을 잊어선 안 된다. 이제 지역주민 모두가 산불예방의 감시원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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