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서 사용한 것”이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백에 국민들은 물론 그를 지지하던 사람들조차 깊은 실망과 함께 배신감에 빠져 있다. 국민들의 관심은 그뿐인가, 노 전 대통령이 어디까지 개입했는지에 쏠려 있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 당시 깨끗한 정치, 낡은 정치 타파를 기치로 내걸고 집권에 성공했었다. “노무현이 대통령 되면 이제 이상 더 대통령의 의혹 사건을 가지고 국회에서 밤낮 조사하자, 이렇게 싸우는 일은 없어질 것”이라고 했던 그 자신이 검찰조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재임 중 “모든 권력적 수단을 다 포기했습니다. 도덕적 신뢰 하나만이 국정을 이끌어갈 수 있는 밑천일 뿐입니다.”라며 호언장담했지만 결국 그 자신도 부패와 비리의 늪에 빠져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주변이 온통 부패의 악취로 진동하고 있다.
강금원 회장은 100억 원대의 횡령과 조세포탈 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박 회장은 탈세 등으로 구속된데 이어 불법 정치자금 증여 혐의까지 추가됐다. `우(右) 희정` 안희정 씨는 이미 옥고를 치른데 이어 또다시 강 회장으로부터 10억 대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고, `좌(左) 광재’ 이광재 의원은 2억 원이 넘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그런가 하면 정상문 청와대 전 총무비서관은 재직 시 박 회장으로부터 수억 원을 받은 혐의로 체포됐고 이강철 전 수석과 박정규 전 수석도 구속됐다. 형 건평 씨는 세종증권 매각과 관련해 불법 로비를 벌여 수십억 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중에 박 회장 등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끌어다 대준 혐의까지 보태졌다.
건평씨의 사위인 연철호 씨 또한 박 회장으로부터 50억 원을 받은 의혹으로 검찰의 조사대상에 포함돼 있고, 노 전 대통령이 그 돈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권여사는 대통령부인이 기업인으로부터 엄청난 거금을 수수한 첫 사례란 점에서 참여정권의 타락상을 극명하게 입증했다.
따라서 그 돈 뿐이 갰는가와 노 전 대통령의 역할은 무엇인가 하는 의혹도 더 커졌다. 1989년 5공 청문회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명패를 던진 `청문회 스타’였던 그자신이 심판대에 올라서게 된 것을 보면서 하늘의 준엄한 섭리를 깨닫게 된다. `청렴’과 `도덕성’을 과시했던 노 전 대통령에게 충고하고 싶은 것은 “재임 중에는 몰랐다.”는 식으로 벗어날 생각을 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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