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천문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김일권 한국학중앙연구원(44.민속학) 교수는 28일 이처럼 말하면서 너털 웃음을 터뜨렸다.
역사학과 별자리학의 ‘가로지르기’를 의미하는 역사천문학이라는 말 자체도 특이하지만 김 교수의 약력도 그에 못지 않게 유별나다.
서울대 생물학과 83학번인 그는 졸업 후 3년간 출판사일을 하다가 1993년 서울대 대학원 종교학과에 입학했다. 학생시절부터 키워온 동양 사상에 대한 갈망이 그를 공부쪽으로 인도한 것이다.
입학 후 불교 사상에 탐닉하던 그는 1995년 경북 포항시 신흥리로 떠난 답사여행을 통해 ‘작은’ 전환점을 맞이했다. 답사여행 중 본 암각화에 새겨진 고대의 별자리가 그의 눈길을 끈 것.
“고대인들이 암각화를 통해 별자리를 그렸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연구는 몇 년 있다가 시작됐죠”
김 교수는 1997년 고구려별자리를 주제로 한 논문 공모에서 덜커덩 뽑히는 행운을 누렸다. 도쿄에서 열린 고구려연구회 국제학술대회에서였다.
이 일을 계기로 종교학에서 역사천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결과물이 1999년 빛을 본 ‘고대 중국과 한국의 천문사상연구’라는 박사학위 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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