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예산먹는 하마 전기스쿠터
<기자수첩>예산먹는 하마 전기스쿠터
  • 승인 2009.04.08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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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의 방침에 발맞춰 지자체가 구입한 전기스쿠터가 ‘예산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

전기스쿠터는 일반 가솔린스쿠터의 배출가스로 인한 대기오염과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정부가 지난 2006년부터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보급됐
다.

특히 각 지자체들은 전기스쿠터가 일반스쿠터보다 2~3배가량 비싸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원해도 대당 200만원의 예산을 추가로 들여 구입했다.

대구도 지난 2006년 체육시설관리사업소 3대, 환경자원사업소 2대, 수목원관리사무소 5대 등 총 10대의 전기스쿠터를 구입했다.

2007년에도 문화예술회관 2대를 비롯 63대, 지난해에는 건설관리본부 3대 등 9대를 장만하는 등 작년 연말 현재 총 90대의 전기스쿠터를 구입했다. 한 대당 200만원으로 어림잡아도 2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된 것이다.

그러나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장만한 스쿠터는 구청이나 동주민센터 창고에서 수년째 잠자고 있
다. 그나마 스쿠터를 사용하는 실무자들조차 ‘오르막에서 속도가 떨어지는 일은 허다하고 동네 순찰 때 방전되는 일도 있다’고 불만이다.

게다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고장이 나도 부품을 구하기가 어려워 한번 고장이 나면 몇
년이고 그냥 방치하고 있다.

이렇게 대구는 물론이고 전국에서 애물단지로 취급 받고 있는 전기스쿠터가 수천대에 이른다.

정부가 당초 전국적으로 2010년까지 4천600여대의 전기스쿠터를 보급할 계획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대당 300만원이라 계산해도 130억원이 넘는 예산이 ‘창고’에서 고스란히 낭비될 지경이다.

더욱이 90대 가운데 16대가 고장난 채로 있는 대구가 전기스쿠터의 활용도가 높은 편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타 지자체에서 수리나 활용방안을 문의하고 있다는 점은 헛웃음 밖에 나지 않는다.

최근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각종 사업을 펼치고 있다. 수천억원의 예산은 당연히 국민의 돈이다.

그런 국민의 돈이 이렇게 무관심 속에 지자체 창고에서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슬로건에만 맞춰 하는 행정, 이제 고장난 전기스쿠터로 끝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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