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는 2009년 4월부터 발전을 정지하고 27개월여에 걸쳐 대대적인 설비개선 작업을 마치고 7월 재가동에 들어갔으나 또 고장을 일으킨 것이다. 전면적인 정비를 하고도 고장이 생기는 것은 부품 노후화가 심각한 때문이므로 앞으로도 계속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처럼 월성원전1호기가 바람 잘 날 없고 보니 수명연장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월성원전1호기는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설계수명은 30년으로 올해 11월이면 설계수명이 끝나게 돼 있지만 정부는 수명을 10년 더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런 마당에 설계수명 마감 시한을 정확히 65일을 앞둔 시점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원전인 부산 기장군의 고리1호기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원전이고 보니 사고를 바라보는 시각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원전사고는 순식간에 가공할만한 대재앙으로 번질 수 있어서 조그만 사고에도 지역사회에 엄청난 충격과 불안을 조성하게 된다. 지난해 3월 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에서 보듯 원전사고는 인명피해 등 엄청난 재앙을 초래하게 됨으로 안전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월성 1호기가 정상 운전 중 발전기의 여자변압기 고장으로 터빈과 발전기가 정지됐고, 원자로는 설계된 대로 출력 60%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외부로부터 전기는 정상적으로 공급받고 있어 발전소 안전에는 이상이 없고, 방사능 외부 누출도 없다”고 당일(16일) 발표한바 있다. 발표내용에서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할 고장이 아니므로 수리가 끝나는 대로 정상가동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런 태도가 방심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도 방심하다가 더 큰 사고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분분한 것이다.
수명시한을 앞둔 월성원전1호기는 사실상 최고령이고 이미 수없이 많은 고장을 일으킨바 있으므로 수명연장에 집착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 엄청난 건설비용이 들어간 만큼 10년 더 사용할 수 있다면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성만 따지다가 대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원전에는 아무리 작은 고장이라도 용납될 수 없음을 재삼 명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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