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잔치만 화려한 하우스푸어 해법
말잔치만 화려한 하우스푸어 해법
  • 승인 2012.09.20 14:3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우스푸어에 대한 해법이 중구난방으로 헷갈리고 있다. 시행 주체인 은행들의 주장이 서로 다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대선을 앞둔 정치권, 심지어는 정부 부처 내에서도 서로 해법이 엇갈리고 있다. 하우스푸어 문제에 관한 위기의식도 서로가 하늘과 땅 차이이다. 이러한 말의 성찬 가운데서 가운데 실효성 있는 대책은 보이지 않아 하우스푸어만 죽을 맛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흔히 `무리한 대출로 집을 마련했지만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빈곤하게 사는 가구??를 하우스푸어라 한다. 그러나 그 중에서 대출로 마련한 주택 한 채에 거주하고 있고 가처분 소득 대비 원리금 비중이 10% 이상인 실질적인 하우스푸어는 2010년 현재 약 110만여 가구로 추정됐다. 이것은 우리나라 총 주택보유 가구 중 10.1%에 해당한다. 이 중 8.4%는 상환이 전혀 불가능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집값이 계속 떨어질 경우 하우스푸어 문제가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 된다.

그런데도 문제 해결에 대한 시각이 모두가 다르다. 우선 정부 안에서도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의 공동 행동이 필요하다는 적극적인 입장인 데 반해 금융위원회는 아직 심각한 단계가 아니라는 소극적인 견해이다. 당국의 입장이 이렇게 갈리자 우리금융을 제외한 은행들도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채 눈치만 살피고 있다. 대선을 앞둔 새누리당은 자산관리공사 기관의 개입을 주장하지만 이것도 시행과정에서 문제가 없지 않다.

문제는 위기의식을 갖는 것이다. 가계 빚이 우리 경제의 뇌관이라는 경고음이 쏟아지고 있다. 아직은 개입할 시기가 아니라는 금융위원회의 주장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가 커질 소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 미리 대응한다는 차원에서라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은행권도 매입 후 재 임대 방식인 `세일앤드리스백?? 제도나 특수목적회사(SPC)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은행권 안에서 생산적인 의견조율은 없다.

은행권, 정부 기관, 여당의 대처방안은 모두가 타당성이 있는 반면 시행과정에서의 명분이나 재원을 마련하는 일 등에서 어려움을 동시에 갖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방안을 종합하면 공동분모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중요한 것은 서로가 샅바 싸움만 할 것이 아니라 위기의식을 갖고 의견을 조율해 이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관련 기관의 화려한 말잔치 속에서 하우스푸어의 고통이 커져만 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