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 '경제人' 하춘수 대구은행장
<와이드인터뷰> '경제人' 하춘수 대구은행장
  • 강선일
  • 승인 2012.10.0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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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고 자산은 '꿈'
감성.수평적 리더십 발휘, 세계 초일류 은행 만들 것
어떤 기업이든 그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에 오른다는 것은 타인으로부터 주목과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일이다. 업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조직문화가 일반기업보다 좀 더 독특한 은행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특히 대구·경북의 대표 기업인 대구은행은 지역 자금 흐름의 `대동맥’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갈 확률’에 비유되곤 한다.

1971년 평직원으로 입사해 2009년 3월 제10대 대구은행장에 취임한 하춘수 현 행장(2011년 DGB금융그룹 회장 겸임)은 38년여만에 행장직에 올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구은행내 최장수 직원인 하 행장은 “해낼수 있다는 의지, 하고 싶다는 꿈이 지금의 저를 이끌었다”며 `주인의식과 꿈’을 강조했다.

◆최고 자산은 ` 주인의식과 꿈’

―은행장 이전의 최고 자산과 현재의 최고 자산은 무엇인가.

은행장 이전, 아니 지금의 가장 큰 자산도 `꿈’이다. 마을 서당을 하신 조부모 슬하에서 넉넉치 않은 집안 형편을 딛고, 은행에 입행해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며 지금의 저를 있게 해 준 것은 바로 꿈이었다.

대구은행 최장수 직원인 하춘수 행장은 "해낼 수 있다는 의지, 하고싶다는 꿈이 지금의 저를 이끌었다"며 '주인의식과 꿈'을 강조했다.

`앓아 누운 주인이 열 머슴 몫한다’는 속담처럼 `나중에 나는 반드시 이 회사의 CEO가 될꺼야’란 꿈을 가진 직원은 당연히 주인의식이 생겨나 어떤 일을 하든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업무를 해나가기 때문에 성과 또한 뛰어나다.

행장이 되고 나서 직접 체득한 진리를 전 직원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격의없는 소통을 활발히 하고 있다.

취임 첫해 전 영업점을 방문해 직원들을 만나고, 직접 은행장실에 초대해 행장 자리에 앉도록 해보는 `열린 은행장실 행사’나 집으로 초청해 식사 대접,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한 소통을 더 활발히 해 나갈 생각이다.

행장이 되고 나니 또 하나의 중요 자산이 생겨났다. 지역사회와 고객 그리고 지역사회의 꿈이다.

`꿈과 풍요로움을 지역과 함께’란 은행 경영이념에도 그 `꿈’이 있는데 지역에 뿌리를 둔 지방은행으로서 지역의 꿈이 저의 꿈으로 일체화 돼 은행경영에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 `대구은행 입행과 현 부인과 결혼한 것’

―입행에서부터 은행장이 되기까지의 인생 역정에서 `인간 하춘수’가 가장 잘한 결정 세가지가 있다면.

먼저 은행 입행이다. (김천성의)상고를 졸업한 후 다소 어려웠던 가정형편 탓에 (가족들은)안정적 직장인 은행 입사를 간절히 바랬다.

시중은행을 택할 수도 있었지만, 고향을 벗어나지 않아도 되고 1967년 지방은행 1호로 출범해 빠른 성장으로 미래가 밝아 보이던 대구은행 입사를 결정해 1971년 입행했다.

입행후 대학과 대학원을 다니고 결혼도 하며 안정적 가정을 가질 수 있게 됐고, `가화만사성’이란 말처럼 은행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서울분실장과 비서실장, 부행장을 거쳐 행장에 까지 오르게 됐다.

지금 돌아보니 대구은행 입행을 결정했던 까까머리 고등학생이 정말 대견스럽고, 이제는 은행의 역사가 제 인생이란 생각이 든다.

DGB금융그룹 부인회(그룹 임직원 부인들로 구성된 봉사단체) 회장을 맡고 있는 아내(심선희씨)와의 결혼도 가장 잘한 결정이라 생각한다. 아내는 입행해서 만났다.

입사 6년차인 1977년께부터 본격적 봉사활동을 시작했는데, 봉사활동에 가자고 먼저 제의한 사람이 바로 제 아내다.

올해 부인회에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자수 작품을 만들었는데, 대구은행 45주년에 맞춰 행화인 `동백꽃’ 45송이를 한땀한땀 수놓은 작품 등 총 45점의 자수작품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남자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세심한 여성의 생각’이라 생각하고 감탄했다.

이와 함께 DGB금융그룹 출범이 있다. 작년 5월17일 대구은행 제2의 탄생이라 할 수 있는 지역밀착형 종합금융그룹 `DGB금융그룹’을 출범시켰다.

앞으로의 5년을 탄탄하게 만들어 반세기 역사를 완성하고, 100년 은행으로 나아가는 주춧돌이 됐다고 생각한다.

◆`고객감동경영’ `감성경영’은 전 세계적 트렌드

―은행장 취임 이후 괄목할만한 대구은행의 성장동력에는 취임 당시 고객과 직원들에게 약속했던 `동행’ `소통’ 등의 권의주의를 탈피한 경영방식이 주요했다고 보는데.

평직원으로 입행 후 CEO자리에 오르기까지 `남을 먼저 생각하는 것’을 늘 가슴에 담았는데, 언뜻 단순할 수도 있는 생각이 CEO가 된 후 실천하자 더 큰 힘을 발휘했다.

`어렵고 불편한 행장님’이란 인식을 불식시키는데 주력했다. 행장실과 화장실만 오가면 행장 못 한다.

신입행원들에게 먼저 `카톡을 날리고’ `빨간 넥타이를 메고’ `직원들이 출근하는 로비에 서서 노래하는’ 등등 행사나 회의에서 한번씩 볼 수 있는 행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 결과, 다같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기업문화가 형성되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얼마전 한 부서에서는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강남스타일 패러디’ 동영상을 핸드폰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려 전 직원이 유쾌하게 감상했다.

그렇다고 단순한 `즐기기 문화’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상하수직식의 경직된 계급 문화를 타파하고, CEO와 직원 모두가 수평적으로 함께 하는 리더쉽을 발휘하면 공동체의식은 물론 주인의식이 생기기 마련이다.

`어 CEO는 내정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특권층이 아니네’란 생각을 하게 되고, `나도 언젠간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자연스런 동기의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하춘수 대구은행장은 `여럽고 불편한 행장님’이란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매년 신입행원들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며 격이런 내부소통에 따른 직원만족은 곧바로 외부만족으로 이어졌다. 감성경영, 감성기업의 도래는 전의없는 대화를 나눈다. 음식은 하 행장 부인이 마련한다. 신입행원의 노래에 맞춰 하 행장과 직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대구은행 제공

이런 내부소통에 따른 직원만족은 곧바로 외부만족으로 이어졌다. 감성경영, 감성기업의 도래는 전 세계적 트렌드다.

은행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금전거래를 넘어서 `DGB 문화’를 좋아하는 평생 고객을 만드는 것이 소통경영으로 이뤄나갈 미래 경영방식이라 생각한다.

◆대형 프로젝트의 유기적 융합과 인프라 구축 위해 지역내 자금환류 기능 강화

―대구은행장 및 DGB금융그룹의 CEO로서 바라보는 대구·경북의 문제점과 발전방안은.

지역의 산업구조를 분석하면 대구는 서비스업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경북은 전자와 철강 양대 산업에 편중돼 있다.

특히 지역 사업체 99%가 중소기업으로, 상당수가 하청구조의 생산공장이란 점에서 산업구조가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지역 우수인재 상당수가 지역을 떠나고, 지역 경쟁력은 약화되는 악순환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할 숙제다.

수출구조도 과거 미국 의존 형태에서 현재는 중국 비중이 매우 높다. 중국 산업이 휘청거리면, 지역산업은 `빈사상태’에 빠질만큼 큰 타격을 받게 된다.

하춘수 대구은행장은 노래와 시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감성경영의 일환으로 상하수직식의 계급문화 타파와 내부소통을 위해 빨간색의 나비넥타이를 매고 은행 본점 로비에서 출근길 직원들에게 노래를 선사하고 있다. 대구은행 제공

이런 상황에서 지역을 살릴 신성장동력이 주춤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그린 비즈니스, IT융복합산업 등의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지역의 주력 성장동력 산업이 되기까지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현재 진행중인 첨단의료복합단지 건설과 테크노폴리스 조성, 각종 공공기관 이전이 예정된 신서혁신도시 조성, 로봇 클러스터 조성 등 25개가 넘는 대형 프로젝트를 장기적 안목에서 잘 추진해 나간다면 지역의 미래는 밝다고 본다.

하나하나의 프로젝트도 중요하지만 각 프로젝트가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융합해 광범위한 지역 인프라 구축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대구은행도 혁신도시로 이전예정인 신용보증기금 및 한국정보화진흥원 등과 지역협력 협약을 체결하는 등 대형 프로젝트와 관련한 다양한 협업을 진행중이다.

또한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지역을 금융측면에서 강력 지원하기 위해 역내 자금환류 기능을 더욱 제고해 나갈 것이다.

◆글로벌 인재양성과 시스템 구축 등의 역량강화로 세계 초일류 지역은행으로 거듭나는 지속성장 추구

―창립 45주년을 맞은 대구은행이 100년 초우량 지방은행으로 도약하고, DGB금융그룹이 세계적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한 경영전략은.

국민 1인당 GNP가 100달러대에 불과하고, 금융기관 이용도도 매우 낮았던 1967년 최초 지방은행으로 탄생해 올해 45주년을 맞은 대구은행은 수신점유율 대구 44.2% 경북 21.4%, 여신점유율 대구 34.7%, 경북 19.6%의 대표 지방은행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1972년 대구지역 기업체 중 주식 상장의 유일한 회사로 등록되고, 1997년 IMF 위기에도 단 한번의 공적자금 지원없이 우량 지방은행으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주 영업기반인 대구경북을 뛰어넘어 동남권과 수도권은 물론 국내 지방은행 최초로 상하이 지점 설립을 위한 내인가를 취득해 세계 유수의 은행이 진출한 중국의 경제·금융 중심지인 상해를 시작으로 세계 초일류 지역은행으로 거듭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DGB금융그룹은 '지역밀착형 종합금융그룹'에 충실하기 위해 금융권 최초로 종합사회공헌재단을 출범했다. 하춘수 그룹 회장은 연탄배달 봉사활동 등 매년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DGB금융그룹 제공


작년 5월 출범한 DGB금융그룹은 총자산 32조원의 4개 계열사로 출범해 서민금융 활성화와 시너지영업 강화를 위해 DGB캐피탈 인수, IT 통합을 통한 그룹 경영 효율화를 목적으로 DGB데이터 시스템을 설립해 6개 계열사 총자산 35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그룹 출범당시 천명한 `지역밀착형 종합금융그룹’에 충실하고자 금융권 최초로 종합사회공헌재단도 출범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외형확대를 통한 큰 그룹보다는 알찬 그룹을 목표로 2015년까지 은행그룹, 자산운용 및 보험 등 비은행그룹, IT등 경영지원그룹으로 구성되는 지역밀착형 종합금융그룹을 완성해 총자산 100조, 당기순이익 1조, ROA(총자산순이익률) 1%를 달성하는 지속가능한 양적·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

이를 통해 `행복을 만들고 나누는 따뜻한 금융’을 더욱 확대하고, 계열사간 브랜드 인지도 차이를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DGB로 단일화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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