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값이 너무 비싸다
휘발유 값이 너무 비싸다
  • 승인 2009.04.1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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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50달러 대에 육박했던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도 국내유가는 소폭 하락에 그쳐 국민의 불만이 높다. 우리나라 수입원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 9일 현재 배럴당 51.99달러로 지난해 7월에 비해 60%나 하락했는데도 지난달 국내 휘발유 평균가는 1.553원으로 같은 기간 18.7%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국내 휘발유 값 하락폭이 국제유가 하락폭에 미치지 않은 것은 기름 값이 오를 때는 많이 오르고 내릴 때는 찔끔 내린 탓이다. 실제로 1997년부터 2008년 11월까지 국제 휘발유 가격이 1원 오를 때마다 국내 휘발유 소매가격은 1원24전 올랐지만 1원 하락할 때는 92전 내리는데 그쳤다는 공정거래위원회 보고서도 있다.

국내유가가 이처럼 턱없이 비싼 것은 고환율에다 과도한 세금이 원인이다. 특히 휘발유에 붙는 전체 세금은 지난해 7월 리터당 832원이었으나 정부가 올 들어 유류세 10%감면제도를 폐지하자 리터당 890원으로 올랐다. 여기다 정부는 입법예고를 통해 휘발유 교통세를 리터당 15원 올리겠다고 밝히고 있어 이달 말부터 유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주행세 인하가 불가피해지면서 발생한 세수감소분을 교통세 인상으로 메우겠다는 것이다. 또 지난 3월부터는 원유에 붙는 관세도 1%에서 3%로 올렸다. 이에 따라 휘발유 소비가격에서 차지하는 유류세 비중은 지난해 7월 43원에서 올 4월엔 57원으로 늘어났다.

기름 한 방울 생산되지 않는 나라에서 기름을 아낄 줄은 모르고 흔전만전 쓰면서 값 비싸다고 얘기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휘발유 값이 미국 일본 호주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란 것은 문제가 있다.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세전가격은 국제유가가 60% 떨어질 때 43%밖에 내리지 않은 것을 보면 석유업계도 휘발유 값 인하에 인색하기는 마찬가지다.

정부는 유류세가 세수의 18%(25조원)나 차지하고 있는데다 경기침체로 세수부족이 예상될 뿐 아니라 유가하락으로 기름 값 부담도 줄어들었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물가와 구매력을 감안해 휘발유 가격을 환산한 결과 국내가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가운데 네 번째로 높다. 한마디로 소득수준에 비해 휘발유 값이 지나치게 비싼 것이다.

국민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최근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휘발유가격 오름세가 계속되면서 서민부담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유류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현행 세수체계를 고치는 등으로 유가 인하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국제유가 하락이 국내 기름 값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연동제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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