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아침>닭싸움 같은 선거판
<달구벌 아침>닭싸움 같은 선거판
  • 승인 2012.10.3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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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종 시인

정치인들이 가장 즐겨 쓰는 말 중 하나가 개혁이다. 힘으로 밀어붙여 개혁한 것이, 개혁이 아닌 개악이 되는 게 부지기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급한 개혁이 국회의원 면책특권이다. 최근 M당의 김모(31) 의원이 백선엽 대장을 민족반역자라고 망발을 했다. 아무리 조숙해도 아직 치매에 걸릴 나이는 아닌 듯싶은데, 그 정도의 판단력을 가지고 국회의원직을 어떻게 수행할 지, 남의 일이지만 참으로 걱정이다.

종북좌파의 핵무기가 `친일민족반역자’로 몰아세우고 있다. 친일 판정의 기준이 너무 단정적이고 객관성이 없다. 일본육사나 만주군관학교 출신이면 무조건 민족반역자로 단정하는 것은 단세포적 사고요, 흑백논리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육사나 만주군관학교에 입학하자면 엘리트가 되어야 입교가 가능하지 친일경력은 입교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도 뒤집어씌우기다. 일본육사를 졸업한 박정희 대통령은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하고 만주군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여 일본육사에 편입을 할 수 있었고, 백선엽 대장도 평양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만주군관학교에 입교를 했다. 만일 두 분이 일본육사와 만주군관학교를 졸업하지 않았다면 오늘 날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없다.

백선엽 대장은 건군 초기에 참여하여 최연소 장군, 최초의 대장(4성장군), 초대 1군사령관을 기록했다. 6.25전쟁 때는 국군 최후의 방어선인 `다부동 전투’를 진두지휘, 사수하여 백척간두에 선 대한민국 국운을 회생시켰다. 만약 우리 군이 다부동을 못 지켰다면 대한민국은 그때 곧바로 공화국 최후의 날을 맞았을 것이다.

무도하기 쉬운 병영사회에서 합리적이요, 지적으로 우수한 장군으로 미군 장성들에게도 신망이 두터웠다. 얼마 전 중앙일보에 연재된 회고록을 보면, 6.25를 승리로 이끈 최대의 명장이 백선엽 대장이다.

정부에서도 국가보위에 큰 공을 세운 백선엽 대장에게 하루빨리 `명예원수’로 발령을 내서 백 장군의 극진한 애국심에 대해 국가차원에서 보상을 해 드려야 마땅할 것이다. 장군은 김모 의원의 망언에 대해 일말의 불쾌감도 나타내지 않아, 전술의 명장일 뿐 아니라 고매한 인격을 갖춘 덕장의 모습을 조용히 보여줬다.

국가의 명운이 달린 대통령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대통령 후보들의 말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국민에게 꿈을 주는 시원한 청사진은 없고, 말 꼬리나 물고 늘어지는 꾀죄죄한 몰골들이다. 흘러간 물은 물방아를 돌릴 수 없는데, 왜 옛날 타령만 꼴사납게 해대는가?

정수장학회 이름은 조금도 문제될 것 없고, 장학금만 잘 지급하면 되지 대통령선거에 끌어들일 사안이 못 됨에도 조국의 미래 청사진보다 장학회만 물고 늘어지니 이번 선거가 교육감선거란 착각이 든다. NLL은 우리나라 안보를 위해 대통령직 보다 더 소중한 생명선이다. 국가관이 불확실한 자는 대통령은 고사하고 부사관 자격도 없다.

모름지기 대통령후보는 청년실업자의 눈물을 직시하고 일자리창출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 다음 대통령은 이 나라를 법치국가로 확고하게 다져야 한다. 솜방망이 처벌로 법의 존엄성이, 사회질서가 바닥 모르게 추락하고 있다.

인기를 추구하는 것은 대통령이 할 짓이 아니라, 연예인들의 전유물로 알아야 한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 자신과 투철한 애국심이 없다면, 낙선하기 전에 깨끗하게 스스로 후보를 사퇴할 용기가 필요하다.

흑색선전에 놀아나는 철학이 없는 유권자들은 평생에 한 번도 옳게 된 대통령을 뽑을 수 없다. 좋은 대통령을 뽑자면 먼저 제대로 된 좋은 국민이 되어야 한다. 후보자 제현들은 부디 국민에게 복지풍선 보다 미더운 꿈을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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