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연구원 초청으로 1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가진 `세계경제 위기와 우리의 교훈’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앤 크루거 교수(전 IMF 수석부총재)는 최근의 주식 및 주택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봄기운에 대해 “봄의 신호탄은 있지만 아직은 봄 서리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조그마한 부정적인 충격이 나와도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 진단했다.
이는 모두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주식 및 부동산 시장의 과열조짐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3월초 한때 1000선 아래로 떨어졌던 코스피지수가 3월 위기설을 무사히 넘기면서 우리 증권시장은 한 달여 만에 30%까지 급등해 지난 13일 현재 1300대중반까지 올라섰다.
또 지난달부터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서울 일부지역에서 재건축아파트와 아파트 상가들이 조금씩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3월중 실업률이 8.5%를 기록하면서 3월 한 달 동안에 실업자가 66만 명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미국은 고용시장과는 딴판으로 다우지수가 7.73%나 올라 주식시장이 후끈 달아오른 게 사실이다.
지금과 같은 주식 및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흐름을 보면 오늘의 세계경제가 위기에 직면한 경제라 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는 광공업생산, 서비스업, 경기선행지수 등 경제지표에서 좋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우리경제지표들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오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를 두고 한 말이다.
그러나 주식과 달리 고용, 소비, 기업투자 등 실물경제는 여전히 황폐상태나 다름없다. 크루거 교수도 지적했듯 주택가격이 바닥을 치고 주가가 오르고 있지만 1∼2분기 지나 실업률이 개선되고 총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이 되어야 경기가 회복됐다고 할 수 있다. 아직은 경기회복을 얘기하기엔 너무 이른 감이 있다.
특히 오늘의 세계경제 침체의 단초가 된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사태의 발생 원인이 저금리에 있었던 것을 감안할 때 경기침체에 따른 소득감소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남지역을 비롯한 일부지역의 주택가격 상승 원인이 저금리란 분석도 다시 새겨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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