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물길투어 100회 무엇을 남겼나
낙동강 물길투어 100회 무엇을 남겼나
  • 대구신문
  • 승인 2012.11.2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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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洑)따라 떠난 명품투어...지역민 3천200명 참여
4대강 살리기가 지난 2009년 11월 희망선포식으로 사업이 본격 시작된 후 만 3년이 지난 현재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있다.

대구신문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착공돼 공사가 활발해지면서 찬반논란이 뜨겁던 2010년 7월 23일부터 지역민을 대상으로 사업의 진정성을 파악하기 위해 '낙동강 살리기 사업 현장 투어'를 시작해 지난 2일로 100회를 기록했다.

만 2년여 동안 진행된 투어에는 각계각층의 지역민 3천200여명이 참가해 보 콘크리트 타설, 수문설치, 하천준설, 생태공원 조성, 농경지리모델링 현장 등을 직접 둘러보고, 현장관계자와 질문과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뿐만 아니라 하회마을 병산서원, 안동댐 목척다리 월영교, 상주 경천대, 예천 회룡포, 삼강주막 등 무수한 비경을 보면서 낙동강은 역사와 인물의 강이라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지금까지 투어를 통해 살펴본 4대강 사업 효과와 최근 한 대선후보의 보 철거 공약과 관련, 보가 철거될 경우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짚어본다.

강정 고령보 전경.

◆우리의 강 볼수록 기대된다

4대강 사업은 매년 상습 침수지역에서 일어나는 홍수 피해를 막고, 가뭄에 쓸 물을 미리 마련하자는 것이 핵심목표였다.

그 결과 정비된 강에 생태공원을 만들고, 자전거 길을 조성해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효과는 보너스로 추진됐다.

그러나 일부 환경단체와 야당의 반대에 부딪치면서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각 현장에서는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났다.

이런 현장을 대구신문의 '4대강 살리기 현장 투어단'은 2년 3개월에 걸쳐 100번을 방문하면서 그 곳에서 벌어졌던 일, 강이 변화하는 모습들을 생생하게 살폈다.

이 투어는 올 연말까지 계속되고, 내년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그 동안 투어에 참가한 3천200여명 대부분은 "우리 후손과 나라의 100년 미래를 위해 꼭 해야 할 사업이지만 홍보부족으로 현장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환경을 훼손하는 일반 토목공사인줄만 알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대구신문 투어를 통해 "4대강 사업이 기후변화에 따른 물 문제에 대처하고 수질·생태계 개선, 레저문화 공간조성,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한 사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투어에 참가한 사람들은 낙동강은 역사와 인물의 강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신라, 고려, 조선, 현대에 이르기까지 야은 길재, 점필재 김종직, 한원당 김굉필, 퇴계 이황, 남명 조식, 서애 유성용, 학봉 김성일 등 역사적인 인물이 즐비한 곳이 낙동강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또 낙동강 최상류 경치가 가장 아름다운 곳에 세워진 상주보, 선비들이 글을 쓰고 책을 읽던 정자를 형상화 한 낙단보, 보 가운데 유일하게 우리나라 현대사의 상처를 지닌 지역에 자리한 칠곡보, 가야문화를 느끼게 하는 강정고령보, 다른 보들과는 달리 보 위 공도교가 뻥 뚫려 질주 본능을 자극하는 달성보 등 다기능 보를 보고는 탄식을 자아냈다.

투어 참가자들은 "낙동강의 이 엄청나고도 귀중한 유무형의 자원들을 제대로 즐기고 누리고 활용하고 또 후세에까지 온전하게 전하도록 해애 할 책임이 우리의 몫이기 때문에 4대강 살리기 이후 포스터 낙동강 사업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목적 4대강 사업 효과

정부는 기후변화로 전 세계적으로 홍수피해가 빈발하고 있지만 준설(4억5천만㎥)로 홍수위가 낮아져 약 200년 빈도의 홍수에도 안전해 졌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올해 기록적인 비가 내렸는데도 홍수위가 2~4m 낮아져 홍수피해를 막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4대강 사업으로 보에 7억2천t, 댐 2억4천만t, 농업용저수지 2억1천만t 등 전체 11억7천만t의 용수를 추가로 확보하게 돼 앞으로 닥칠 물 부족에 대비했다.

강 주변에 경작지, 비닐하우스 등으로 방치됐던 수변공간 130만㎢(여의도 공원 면적의 40배)가 생태공원으로 조성돼 문화여가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구신문 주최 '낙동강 물길투어에 참가한 지역민들이 보 콘크리트 타설에서부터 수문설치, 생태공원 조성 현장 등을 직접 둘러봤다.

국토종주 자전거길(1천757㎞), 캠핑장(현재 6곳 개장), 체육시설(야구, 축구, 게이트볼, 테니스장 등), 나루터, 편의시설 등도 설치됐다.

수질개선을 위해 3조9천억원을 들여 1천281곳에 하수처리장 신·증설이 추진되고 있고, 수변 경작지 6천579ha와 하천 내 방치돼 있던 폐기물 286만t을 치웠다.

강을 정비하면서 발생한 준설토를 활용해 7천709ha의 저지대 농경지를 평균 2.6m 높여 상습 침
수피해를 예방하고, 시설원예 등 고소득 작물재배 여건을 만들었다.

모든 보에 설치된 소수력발전소에서 연간 최대 2억7천만㎾h의 전력을 생산, CO₂감축효과가 18만t에 이르고, 전력판매비는 약 280억원이 예상된다.

◆이제는 포스터 낙동강

경북도는 4대강 사업의 마무리와 함께 '낙동강 그랜드 마스터플랜'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상주에 국립 농업생명 미래관 건립과 술 문화 풍류 체험마을, 칠곡에는 담수미세조류 연구개발센터, 안동에 모닝 캄 빌리지 조성, 구미에 국립 하천연구원, 성주에는 낙동강 무릉도원 테마파크, 고령에 나루문화예술공원 등을 구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약해져가는 청소년들의 호국·안보의식을 높이기 위해 낙동강 호국평화벨트 조성 사업 추진도 활발하다.

특히 낙동강 수변 문화관광 인프라 확충과 콘텐츠 발굴로 하천유역 발전과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상주시 경천섬 등 4곳에 수상레포츠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구미시 고아읍 등 5곳에는 오토캠핑장을 만들 예정이다.

삼강·낙정·강정·옛 왜관·개경포 마을 등 수변마을에는 나루터를 복원하고, 탐방로 만들기, 뱃길과 주막을 복원해 체험·체류형 관광지를 조성키로 했다.

특히 낙동강에 세워진 보의 경관을 활용해 새로운 문화·관광 축을 형성하는 '명품보 명소화' 사업과 함께 '낙동강 1교(橋) 1경(景)'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이는 보와 연계된 제방과 둔치를 수변 여가공간으로 조성하고, 주변 경관이 빼어난 교량을 활용해 경관적, 예술적 문화교류기능을 포함하는 복합적 공간을 만든다는 것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낙동강 살리기 사업을 가장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면서 "이는 강을 통해 잘 먹고 사는 일이자, 쉽고 편히 강가에서 심신을 달래고 즐기며 질 높은 삶을 누리자는 것이기 때
문에 앞으로 포스터 낙동강 사업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4대강 보 철거 시 문제점

지난 2일 대선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4대강 사업 전면 재검토와 보 철거를 내용으로 하는 공약을 발표한데 대해 지역민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만약 보를 철거한다면 어떻게 될까.

우선 보에 채워진 7억2천만t(팔당댐의 3배 용량)의 수자원이 사라지게 돼 기후변화에 따른 물부족 문제 대응이 곤란하게 된다.

준설로 강바닥이 낮아져(2~4m) 보에 물을 채우지 않으면 수위도 그만큼 낮아져 취수장과 양배수장 등에서 취수장애가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강의 본류 수위가 낮아지면서 주변 지하수위도 함께 낮아짐에 따라 농업용수 확보 등을 위한 관정 추가 개발이 필요해 진다.

또 갈수기 유량부족으로 인한 수질악화는 물론 보에 설치된 소수력발전소도 함께 철거돼 연간 최대 2억7천만㎾h에 달하는 전력생산을 할 수 없다.

특히 태국 등 물 문제에 직면한 해외 여러 나라가 벤치마킹 추진 중인 4대강 모델의 해외 물관리 시장 수출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

한편, 4대강 사업은 22조원이 투자된 국책사업으로 현재 보 건설이 완료돼 정상 운영되고 있다.

이종훈기자 lee007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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