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이슬 함뿍 머금고
나팔꽃 귀엽게 피어 있다.
담담하게 전해오는 너의 미소
나는 네 마음을 다 알고 있다.
어여쁜 네 모습 지켜보며
진종일 곁에 있고 싶지만
서산에 해 질 때까지
풀지 못 할 인연의 넝쿨
널 두고 어떻게 울산엘 가랴.
해질녘에 돌아오면
기다려 줄까.
▷경북 경주 출생. 경희대학교 대학원 및 미국 미드아메리카침례대학원 졸업(철학박사). 1964년『시문학』에 `바람’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 이어 1983년『월간문학』신인상을 수상.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국제펜클럽 회원. 침례신학대학 교수 및 대학원장 역임. 시집으로「애가」「외출」「좋은 시절」등이 있으며 동화집「이상한 그림」등이 있다. 현재 대전에서 창작 활동.
나팔꽃은 허다한 때를 두고도 꼭 `아침 이슬 함뿍 머금고’ 피어나 햇발이 퍼지면 다시 입을 다물고 시들어지는 꽃이다. 한데 이 꽃이 지닌 별난 특징의 하나는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아침마다 계속 피어나는 데 있다. 그러면서 `서산에 해 질 때까지 / 풀지 못 할 인연의 넝쿨’로 슬픈 사연을 지닌 꽃이기도 하다.
이일기 (시인 · 계간 `문학예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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