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절한 사랑은 NO…평범한 연애가 좋아요”
“절절한 사랑은 NO…평범한 연애가 좋아요”
  • 승인 2012.12.0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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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가 잘 어울리는 女배우 문 채 원
배우문채원<YONHAPNO-1359>
여배우는 많지만 멜로가 잘 어울리는 여배우는 흔치 않다. 예쁜 여배우는 많지만 감성을 자극하는 분위기를 가진 여배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문채원(26)은 그 몇 안 되는 배우 중 하나로 꼽힌다.

작년 KBS 드라마 ‘공주의 남자’에서 절절한 멜로 연기를 선보인 그는 액션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도 영화적 감수성의 한 축을 담당했다.

그런 그가 최근 막을 내린 KBS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에서 차가운 여자 서은기로 변신했다.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 사랑을 간직한 여인의 모습은 그대로였다. 최근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문채원은 “작품을 고를 때 멜로나 캐릭터를 많이 본다”며 “두 가지 모두가 충족되면 정말 기회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서은기는 정말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였다”고 말했다.

“짙은 멜로를 선호한다”는 그는 “남녀 사이 애증이 있는 관계가 흥미로웠고, 그래서 이 작품을 택했다”며 “온전히 내가 하고 싶어서 선택한 작품이기 때문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문채원은 은기를 두고 “즐거운 모험이었고 도전이었다”고 했다.

그가 서은기에게서 발견한 매력은 드라마에서 찾기 어려운 여자 캐릭터였다는 점이었다.

“저는 수동적이거나 흔한 여자 캐릭터를 싫어하는 편이에요.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는 서은기처럼 자유롭고 동적인 여자 캐릭터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 못 했죠. 그래서 남자 캐릭터를 많이 탐냈어요.(웃음)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조인성 선배가 한 역할을 정말 하고 싶었어요. 사랑을 받지 못해서 사랑을 배척하는 남자 캐릭터 있잖아요. 은기는 초반 9부까지 그런 남자 캐릭터의 요소를 묘하게 갖고 있었어요. 그래서 정말 좋았죠.” 초반 차갑고 폐쇄적이었던 은기는 후반부 기억상실을 통해 순수한 소녀로 돌아간다.

문채원은 “후반부 순수하고 사랑스런 은기는 1-2년 뒤보다 지금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은기는 내가 해보고 싶던 캐릭터와 지금 잘할 수 있는 캐릭터 모두를 갖춘 셈”이라고 설명했다.

서은기와 닮은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은기는 실제 나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인물”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환경도 다르고 성격도 달라요. 전혀 달라서 해보고 싶은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실제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에 잘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고, 나와 전혀 달라서 내 안의 다른 모습을 끄집어 내고 싶어서 택하는 캐릭터가 있는데 은기는 후자였어요.” 그는 “내 실제 모습은 메이킹 필름에 나오는 모습”이라며 “친한 사람들과 장난치는 걸 좋아한다”라고 밝혔다.

실제 모습과 다른 인물인 만큼 연기하기는 쉽지 않았다.

빠른 호흡의 많은 대사량은 때로 그를 버겁게 했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와우’ 소리가 나왔어요. 대사를 어떻게 입에 붙게 할까 고민했고, 연습밖에 없겠다고 생각했죠. 작가 선생님이 평범치 않은 말투로 캐릭터를 만들어준 부분이 분명히 있잖아요. 그런 부분이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고, 대사 하나하나 절대로 놓치고 갈 수 없었죠.” 연적 재희 역의 박시연과는 부딪히는 장면이 많았다. 그는 “카메라 밖에서는 시연 언니가 나를 많이 예뻐해 줬다”며 “우리끼리 언제 한번 달달한 장면 좀 찍어보나 할 정도로 잘 지냈다”고 전했다.

상대역 송중기와 호흡은 그에게 ‘색다른 즐거움’이었다. 남자 또래 배우와 멜로 연기는 오랜만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연기에 관해 서로 상의를 많이 했는데 굉장히 협조적이었고, 배려심이 있었다”고 상대방을 치켜세웠다.

배우 김영철과는 전작 ‘공주의 남자’에 이어 ‘착한남자’에서 다시 한번 부녀의 연을 맺었다.

그는 “드라마에서 엄마, 아빠 복은 있는 것 같다”며 “한번 호흡을 맞춰본 터라 다시 작업하는 게 즐거웠고, 선생님한테 의지를 많이 할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착한남자’는 마루가 기억을 잃고, 은기와 평범한 연애를 시작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드라마에서 구체적으로 그려지지는 않았지만 마루가 사실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다는 게 시청자들의 해석이다.

문채원은 이런 해석에 동조하며 “해피엔드이길 바랐는데 결말이 마음에 든다”라고 만족했다.

그는 “결국에는 착한 남자인 마루와 착한 여자인 은기의 캐릭터가 완성된 결말”이라며 “아주 오랜 시간을 거슬러 착한 남자와 여자가 아주 평범한 연애를 꿈꾸는 희망적인 해피엔드이길 바랐는데 작가가 그걸 완성해 준 것 같아서 정말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감정의 진폭이 큰 연기를 했지만 그는 별다른 후유증은 없다고 했다.

다만 “이런 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뚝 떨어졌다”며 “친구처럼 지내며 오래가는 평범한 연애가 좋다. 이런 절절한 사랑은 드라마에서 하니까 현실에서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또 하나의 모험을 마친 문채원은 여전히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드는 캐릭터’를 찾고 있다.

그는 “데뷔작 ‘바람의 화원’에서 여자를 짝사랑하는 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멜로 연기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안전한 길을 가기보다는 계속 도전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당연히 밝은 코미디 연기를 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그러나 아직은 내공이 부족하다는 게 자신의 판단이다.

그는 “진지하고 심각한 연기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밝고 위트 있는 캐릭터를 제대로 연기하려면 호락호락하지 않은 캐릭터를 많이 해보는 게 필요하다”고 당찬 면모를 보였다.

“저는 항상 열려 있어요. 하고 싶은 캐릭터를 만나면 다른 것은 안 봐요. 겁내지 말고 도전해서 끝까지 제 작품을 책임지고 싶어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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