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고맙습니다

/news/photo/first/201212/img_83389_1.jpg"/news/photo/first/201212/img_83389_1.jpg" — 안영선 시인

할머니께서

보내 온 사과 상자 속에서

감이 나오고

고구마가 나오고

맨 아래

겹쳐진 틈에서

봉투도 나온다.

비닐로 싸고 실로 묶고

테이프까지 붙이고

그래도 걱정이 되어

어제 저녁

엄마와 전화 하다가

나 바꾸어 할머니가 말했지

고 속에는 뭐 있다고

꼬깃꼬깃 접은

오천 원 내 비상금

할머니 고맙습니다.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현재 대구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 아동문학평론으로 등단, 해양문학상, 교원문학상, 공무원문예대전 최우수상 현재 대구신성초등학교 교사. 동시집『잠시를 못 참고』

<해설> 시골 할머니께서 올려 보내신 사과 상자 속에는 감과 고구마가 나오고, 봉투 속에 꼬깃꼬깃 접은 손자에게 줄 비상금까지 나옵니다. 손자를 사랑하는 할머니의 끝없는 사랑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자연은 인간의 본질과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배경이 됩니다. 이 동시에는 인간 본성을 구현하는 아동문학의 본질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 이정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