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형건물 절전 의지 낙제점
대구 대형건물 절전 의지 낙제점
  • 김무진
  • 승인 2012.12.0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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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전력제한 조치 이틀째…관공서·백화점·상가 등 돌아보니
시청 사무실 곳곳 적정 온도 웃돌아 외투벗고 근무
백화점도 20℃ 넘어 일반상가 매장 문열고 난방 여전
화장품가게개문영업
4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인근 한 화장품 가게가 실내용 난방기를 틀어놓고 문을 열어놓은 채 영업을 하고 있다. 김무진기자
올 겨울 최악의 한파로 유례없는 전력난이 예상됨에 따라 정부가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을 대비해 3일부터 석달 동안 강도 높은 전력 제한 조치에 들어간 가운데 대구지역 공공기관 및 민간영역 모두 정부의 방침을 비웃듯 에너지 절약 의지는 ‘낙제점’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청실내온도측정
4일 오후 대구시청 경제정책과 사무실에서 실내온도를 측정하자 전자온도계는 22.9℃를 가리켰다.
정부는 이달 3일부터 내년 2월 22일까지 공공기관의 경우 실내온도 18℃ 이하, 백화점 등 대형건물은 실내온도를 20℃ 이하를 유지토록 난방온도를 제한했다.

4일 오전 11시 20분께 대구 서구청 세무과 사무실.

이곳 직원 대부분은 패딩 등 외투는 물론 목도리를 착용한 채 근무하고 있었고, 일부 직원은 장갑까지 낀 상태로 업무를 보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전자온도계로 이곳의 실내온도를 측정한 결과 17.4℃를 가리켰다.

서구청 기획예산실 사무실 사정도 비슷했다. 대부분 직원이 외투를 입고 근무를 했고 사무실 내 온도를 확인해보자 17.3℃를 나타냈다.

반면 대구시청을 비롯한 다른 곳의 공공기관들은 사정이 달랐다.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중구청 3곳의 사무실에서 전자온도계로 실내온도를 측정하자 문화관광과 20.2℃, 위생과 18.6℃, 도시관리과 20.8℃를 각각 기록했다.

아울러 이들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대부분 서구청과는 달리 외투를 벗은 채 업무를 보고 있었다.

특히 지역에서 정부의 방침에 가장 앞장서야 할 대구시청 청사는 구청 등 기초자치단체보다 실내온도가 더 높은 것은 물론 정부의 지침보다도 4~5℃가량 상회한 것으로 확인돼 정부의 방침에 역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같은 날 오후 2시 30분께 대구시청 체육진흥과 사무실 직원들은 대부분 외투를 벗은 채 근무한 가운데 전자온도계로 실내온도를 재자 22.4℃가 표시됐다. 대구시청 경제정책과 사무실은 22.9℃를 가리켰고 온기가 강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오전에 잠깐 난방을 하고 오후에는 난방기를 전혀 가동하지 않았다”며 “오늘 비교적 따뜻한 햇볕에 의한 영향으로 실내온도가 조금 높게 나타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민간 영역의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후 3시 대구백화점을 찾아 3곳에서 전자온도계로 실내온도를 잰 결과 2층 잡화매장은 21.9℃, 4층 여성의류 매장은 22.5℃, 6층 진캐주얼 매장은 22.7℃로 각각 나타났다.

아울러 대구백화점 인근의 많은 화장품 가게 및 의류매장의 경우에는 ‘개문(開門)난방’ 영업이 만연했다. 이 일대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화장품 가게에서는 실내용 난방기를 틀어놓고 문을 열어놓은 채 영업을 하고 있었고, 이외에도 많은 의류매장에서도 같은 상황이 연출되는 등 전력위기 극복 의지는 엿볼 수 없었다.

S화장품 매장 관계자는 “문을 닫고 영업을 할 경우 손님이 줄어드는 등 매출에 많은 영향을 준다”며 “과태료가 부과되는 내년부터 문을 닫고 영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 1월 7일부터는 관련기준을 위반할 경우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따라 1회 50만원,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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