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눈물 닦아줄 최고 지도자는?
국민 눈물 닦아줄 최고 지도자는?
  • 황인옥
  • 승인 2012.12.0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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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에서 순종까지…조선왕조 500년사, 운명적 하루에 압축·정리
역사적 의미 되짚으며 성공한 대통령 배출 여부에 대한 해답 찾아
이성계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
크고 작은 운명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다만 운명의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 결과는 사뭇 달라 질 수 있다.

예컨대 누군가에 의해 자신의 운명이 나락으로 떨어졌다면 느닷없는 날벼락이 될 것이고, 보다 존귀한 존재로 환골탈태 했다면 횡재가 될 것이다. 반대로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 경우 영웅이 되고, 실패한 경우 역적이 된다. 역사는 이 두 과정의 반복이었다.

운명의 순간은 어느날 갑자기 닥치지 않는다. 갈등과 모순이라는 내재적 성숙기를 거치게 마련이다. 하지만 직접적인 발화는 의외로 단순하고 예기치 않은 하나의 사건이나 순간에서 시작된다. 천하의 주인이 바뀌고, 삶의 패턴이 변하고, 관념의 틀이 요동치는 경천동지할 변화를 몰고 왔던 발화 지점은 한순간, 사소한 하나의 사건에서부터 출발했음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10년이라는 긴 세월을 조선왕조실록을 통독하며 군주의 리더십에 천착해 온 저널리스트 이한우도 파란만장했던 조선왕조 500년사를 ‘왕의 운명적 하루’에 집중해 풀어내고 있다.

특히 조선이 왕조국가였던 만큼 은밀한 독살에서 피비린내 진동하는 쿠데타까지 횡재와 날벼락, 영웅과 역적의 총합인 문제적 왕들의 하루를 중심으로 역사의 깊은 이면을 환원하고 있다.

조선사를 ‘국왕의 하루’로 치환해 되짚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국왕의 하루는 어떤 사건과 연루되었느냐에 따라 지극히 단조로울 수도 있고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함축적인 날이 될 수도 있다”며 “조선이 500년이라는 긴 역사를 이어왔지만 사실상 전환기 국왕들의 역사적인 하루들에 의해 500년 역사가 요동쳤다”며 의미를 덧붙였다.

조선의 역사서는 수많은 학자들과 역사가들에 의해 재해석 돼 왔다. ‘왕의 하루’에 조선의 역사를 압축했다는 점에서 다른 역사서들과 차별성을 갖기는 하지만 왜 조선의 역사서인가 대한 의문은 있다. 그는 “연대기가 역사가 될 수 없고 어떤 인물의 연보가 전기가 될 수 없다. 의미가 더해져야 비로서 역사가 된다. 하지만 그 의미는 역사를 해석하는 후대의 몫이다. 같은 시대, 같은 사건, 같은 인물을 두고서도 해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며 “조선 왕들의 특별했던 하루를 통합적인 시각에 입각한 입체적인 판단에 따른 의미 부여로 조선역사의 새로움을 확보하려 했다”며 차별성을 설명했다.

저자가 꼽은 조선 왕의 운명적 하루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상식선을 비껴가지 않는다. 역사의 도도한 물줄기를 바꾸고 새로운 물길로 갈아탔던 연산군과 광해군이 폐위되던 날, 소현세자와 정조가 죽던 날, 태종과 정도전이 전쟁을 벌이고 세조와 김종서가 격돌하던 날 등으로 압축해 정리하고 있다.

또 조선 정치사의 핵심 줄기였던 왕권과 신권의 대립에 주목하며 왕들이 사림 세력과 어떻게 협력하고 갈등하는지, 어떻게 왕권을 암묵적으로 부정한 서인들이 국가 최고 세력이 될 수 있었는지, 역사를 두고 벌인 실록 전쟁의 진정한 승자는 누구였는지를 추적한다.

대한민국의 18대 대통령을 뽑는 지금 건국의 영웅 태조 이성계부터 망국의 한을 안고 죽어간 순종에 이르기까지 조선의 모든 왕들을 등장시키며 역사적 의미를 되짚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최고 지도자란 누구인가?, 어떤 사람이 최고 지도자가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가 던진 화두는 성공한 대통령을 배출한 경험이 없는 대한민국의 정치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고통 받고 있는 현실에서 과연 어떤 지도자가 국민의 눈물을 닦아 주는 최고의 지도자이며 우리는 과연 성공한 지도자를 배출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그에게 조선왕들의 의미 있었던 하루를 되짚는 의미였던 것이다.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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