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주목받는 화가 남홍이 경북 영천 시안미술관(관장 변숙희)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이번 전시는 시안미술관이 2013년 계사년 신년맞이 특별기획전으로 마련한 것.
남홍은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유럽 작가들도 일생 한번 참가하기 어려운 파리16구청 전시에 두 번이나 초대돼 개인전을 열고, 소더비 경매에서 최소 500만 달러(7,000만원)로 낙찰될 만큼 프랑스 뿐만 아니라 세계 화단에서 주목받는 작가다.
작가는 대구가톨릭대학교(구. 효성여대)를 졸업하고, 1982년 파리로 건너가 ‘파리7대학’ 학부와 석사를 졸업했다. 프랑스 예술가 협회 회원과 르 살롱 평생회원으로 활동하며 프로랑스 비엔날레 특별상, 유럽아트페어 관중상, 프랑스 문화협회 ‘황금캔버스상’ 등을 수상했다. 파리19구청 초대전 2회, 도쿄 시로다갤러리, 뉴욕 헤나 켄트 갤러리, 칸트 멜링 박물관 등에서 개인전과 그룹전을 열었다.
그는 사물의 삶에 대한 현란하고도 강인한 몸짓들을 빨강·진홍·노랑 등 화려한 색의 두꺼운 아크릴화와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한 꼴라주 기법을 선보이며 프랑스 화단의 스타로 성장했다. 모든 인류의 공통 화두인 삶과 죽음을 한국적 정서로 풀어내며 유럽인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대보름날 한지를 불태우며 가족의 행복을 빌었던 한국 할머니들의 의식을 접목한 꼴라주와 퍼포먼스로 주목 받고 있다. 우리나라 가요를 부르며 연출하는 그의 이색 퍼포먼스는 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을 만큼 인기공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의 그림에 대한 재능은 집안 내력과 관계 깊다. 다양한 기법을 시도하는 도전정신으로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의 대표 미술 작가 이강소와 지금은 고인이 된 조작가 이강자의 동생이 그이기 때문이다. 그는 각종 전시회나 퍼포먼스 공연장에서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예술적 끼와 내재된 한국인 특유의 흥을 담아 장구를 들고 창을 선보이는 등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전도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긴 타향살이였지만 죽어서는 조국 땅에 묻히고 싶다는 그가 경북 영천에서의 전시회는 연다. 그는 “30여 년간 이어왔던 작품 활동을 스스로 거울 앞에 비춰보듯 자신과, 가족과, 나라에 대한 깊은 사랑과 감흥의 설렘을 이번 전시에 모두 담았다”며 오랫만에 찾는 고국에서의 전시에 감격에 겨워했다.
국내 최초 그의 일대기를 정리하는 전시가 될 이번 기획전에서는 남홍 작가만의 표현법이 돋보이는 터치와 열정적인 색채로 한국에 대한 그리움, 그의 어머니와 작고한 언니 이강자 화백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회화, 꼴라주,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100여점을 선보인다. 8일 열리는 오프닝 퍼포먼스에서는 고(故) 앙드레 김의 마지막 드레스 작품을 입고 공연할 예정이다. 패션과 미술, 음악이 어우러진 종합예술로 이채로운 볼거리로 벌써부터 흥미를 끌고 있다. 이날 오프닝 행사에는 ‘작가와의 대화’ 시간(오후 3시)도 함께 마련된다.
전시는 8일 오프닝 행사를 시작으로 2013년 6월 23일까지 경북 영천 시안미술관. (054)338-9391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