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의 시련처럼
오늘 또 하루가
성벽처럼 무너진다.
속절없이 오는 바람에도
사연은 묻어 있을 터
오늘과 내일의 경계선에서
새벽에
꽃이 피기를 기다린다.
오늘이 이탈되어 가는 시간
지나는 바람에 길을 묻지 못하고
고독속의 속내를 앓다가
이 밤을 사랑하지도 못했네.
▷▶남 함안출생. 문학세대 시 부문 신인문학상수상, 시민문학 초대주필역임, 문학세대 문인협회 회장 역임. (현)한국시민문학협회 자문위원, (현)낙동강 문학 주필. 2010년 한시문 청백리 문학상 수상. 시집 : 등불 외 2권
<해설> 고독과 적막이 들마처럼 내려 붓는 세상에 동그마니 앉아있는 시인의 사시랑이 같은 아픔이 성벽을 타고 있다. 하루치의 삶이 너무나 고독하다. 그리하여 밤마저 사랑하지 못한 그리움이 채찍비처럼 가슴을 두드린다. 하루는 그렇게 속절없이 가는데 시인은 삶의 꽃이 만발하길 바라지만, 아침이 와도 기원은 실루엣처럼 사라지고 만다. 가슴 아픈 일이다. -제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