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소재와 기발한 발상의 조화
독특한 소재와 기발한 발상의 조화
  • 황인옥
  • 승인 2012.12.16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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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박승모 대구 첫 개인전…17일부터 갤러리분도
박승모의전시작YUHYEONJEONG
박승모의 전시작 ‘YU HYEON JEONG’(사진 왼쪽)·‘SOUSAPHONE’
대구에서의 첫 개인전을 여는 현대 조각가 박승모는 세계 미술시장과 평단에서 더 주목받는 조작가다. 미국, 영국, 중국 등의 유명 갤러리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작가는 자신의 세계관을 표현하기 위해 얇은 철사를 돌려 묶거나 뒤덮는 두 가지 방식을 혼용한다.

사물이나 인체를 알루미늄 와이어를 무수히 돌려 감아 입체감이 살아있는 환조로 형상화하는 방식으로 제작한 인체와 악기 작품은 빛과 시선의 위치에 따라 입체감을 달리하며 몽환적 느낌을 자아낸다. 철사나 철망을 통해 사물을 곧장 표현하기보다, 철로 묶고 뒤덮는 행위 자체를 강조하는 이 방식은 철 속에 가둬진 듯 한 느낌이 강하게 전해진다.

평면에 철망을 엮어 겹치는 방식으로 명암을 표현한 또다른작품들은 멀리서 보면 실존 인물의 흑백 사진을 대면한 듯 사실적이다. 이 작품들은 조작이라기보다 회화적인 느낌에 더 가까워 보인다.

작가의 작품이 매력적인 이유는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관념적으로도, 극사실적으로도 보여진다는 점이다.

철로 묶고 뒤덮은 철망들의 집합에 의식을 집중하면 안과 밖, 진리와 허상, 우주와 인간의, 실재와 허상의 경계가 무너지는 찰나가 중첩되는 보다 관념적인 메시지가 부각된다. 90년대 중반 인도에서 5년 여간 명상과 수행을 통해 확장한 불교적 세계관이 작품에 반영된 탓이다.

차갑고 얇은 철망이라는 소재를 놓아버리고 형상 자체에 주목하면 극도로 사실적으로 묘사된 인물과 악기가 보인다. 실제로 그가 형상화한 인물들은 그의 지인들이 대다수고, 악기들은 음악을 즐기는 그의 삶을 반영한 것이다.

갤러리분도 윤규홍 아트디렉터는 “작가의 형상은 대상 자체일 수도 있고, 그 대상을 감고 있는 껍데기일 수도 있다”며 “차가운 금속을 자기만의 기법으로 형상화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관념적이면서도 사실적인 중첩적인 메시지를 동시에 담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차가운 스테인리스와 알루미늄 소재로 겨울이 주는 차가운 이미지인 얼음과 눈 등을 신비롭고도 그윽한 슬픔으로 담아낸 작품 20여점이 소개된다.

전시는 17일부터 2013년 1월 12일까지 갤러리 분도. (053)426-5615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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