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지어 살 수 있는 세상을”
“농사 지어 살 수 있는 세상을”
  • 강성규
  • 승인 2012.12.1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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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은 해결해 주세요> 6.존폐위기 놓인 농업
/news/photo/first/201212/img_84312_1.jpg"이것만은해결해주세요/news/photo/first/201212/img_84312_1.jpg"
비닐하우스에서 채소를 재배하는 농민 황경동씨.
“얼마 전 대선후보 토론회를 보니 경제·일자리 정책 토론에서 농업 분야는 완전히 빠졌더군요. 현 정부와 대선후보, 국민들까지 농민의 어려운 처지를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대구 달성군 각복리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황경동(53)씨는 4계절 내내 쉴 틈이 없다.

‘거래처 관리’가 필수인 농민들은 짧은 기간이라도 쉬게 되면 거래가 다 끊겨버려 수입에 큰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황씨는 “지금은 농업도 대규모화, 기업화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며 “나는 발빠르게 움직여 그나마 자리를 잡았지만 대다수 중소, 영세 농민들은 농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배추, 시금치, 상추 등의 채소와 블루베리를 재배하고 있는 황 씨는 비닐하우스를 운영하며 겨울철에도 계속 농사를 짓고 있다.

재배하는 채소가 얼어죽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비닐하우스 난방이 필수인데 해가 갈수록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감당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10년 전 리터당 150원 수준이었던 면세유 가격이 지금은 1천800원 선까지 올랐다”고 했다.

치솟는 유류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황씨는 지난 2008년 지하수로 수막을 만들어 하우스 내부 온도를 상온으로 유지할 수 있는 ‘첨단’ 시설로 교체했다.

지금 시세로 봤을 때 기름을 사용했을 경우 난방비가 1천만원에 달하지만 지하수 수막 시스템으로 교체 후 물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전기를 사용해 이를 50~60만원 선으로 낮출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전기도 정부에서 농민 지원책으로 마련해준 것이라 싸게 이용하지만 최근 전기 요금도 많이 올리는 추세라 언제 자금난이 다시 닥치게 될지 몰라 걱정”이라고 했다.

또한 이러한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황씨의 농장처럼 지하수가 풍부한 곳에 위치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농지는 흔하지 않아 대다수 농민들은 이용조차 할 수 없다고 한다.

유류비뿐만 아니라 인건비, 자재비, 비료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데 농산물 가격은 10년 전 그대로라 도저히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실정인데도 정부마저 농업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원책을 마련해주지 않고 있으니 농민들의 애환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고 황씨는 한탄했다. 그는 “현 정부와 유력 대선 후보들도 농업에 대한 별다른 정책을 내세우지 않고 있다”며 “어려운 농민들의 애환에 작은 관심이라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황씨는 “현재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5% 수준이고 그마저도 쌀을 빼면 5%에 불과하다”며 “‘식량이 안보’라는 말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자동차, 반도체 등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이득을 위해 농업을 포기하려 하고 있지만 식량은 절대 ‘상품’으로 취급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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