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유도” “선거 왜곡” 긍정·부정 교차
이는 정치란 진지하고 신성한 것이라는 기성세대의 인식과 달리 정치를 하나의 놀이이자 축제로 여기는 신세대들의 새로운 문화 향유 방식으로 해석된다.
청년들의 관심이 높아진 계기가 된 것은 지난 4일 있었던 대선후보 1차 토론회.
이정희 전 후보의 거침없고 호전적인 질문 공세가 이어진 이날 토론이 끝난 후 기성세대들과 언론들은 이 후보의 인신공격성 발언을 지적, “지지율 1%도 안되는 후보가 분위기를 흐렸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나 청년층들은 이날 토론회 장면과 세 후보를 풍자한 다양한 패러디물을 인터넷에 올렸고, 이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되는 ‘여의도 텔레토비’, 누리꾼들이 제작한 후보들의 각종 ‘어록’ 동영상, 영화와 음악을 빗댄 ‘토론회 중계’ 패러디 등 20대들은 대선에 대해 기성세대와 다른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20대들이 부재자 투표 인증샷, “20대가 투표해야 세상이 바뀐다” 등의 구호를 SNS에 올려 친구들과 지인들의 투표 참여를 장려하는 것도 눈에 띈다.
이런 문화는 젊은 층들이 정치와 투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무분별한 흑색선전과 유언비어들을 유포해 시민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본질과 다르게 선거전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야당 성향의 스마트폰 팟캐스트 방송은 인터넷 댓글 알바 ‘십알단’(십자군 알바단), ‘수억원 대 굿판’, ‘국정원 선거 불법개입’ 등의 의혹을 제기했으며, 이와 반대로 여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수 천만원 대 럭셔리 의자’, ‘NLL 포기발언’, ‘불법 선거 사무실 운영’ 등 의혹들이 무분별하게 유포,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사실관계를 토대로 한 정책·후보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정치에 대한 혐오감만 커져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불신만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누리꾼 P(42)씨는 “20대가 자신들만의 문화와 수단을 통해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것은 충분히 고무적이지만 정치를 단순한 ‘게임’ 정도로만 여겨서는 곤란하다”며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고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용이해진 만큼, 좀 더 신중히 생각하고 표현하려는 태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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