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령군의 한 폐교에서 조각가이자 행위예술가인 남편과 두 아들과 함께 자연을 벗 삼아 무욕(無慾)적 삶을 사는 황현숙 작가는 꽃과 산 등 주로 자연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오래된 기와에 들꽃을 그리는 작업을 주로 하고 있는 작가는 “기와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든 것인데 시골에 오래된 집들을 허물면서 이런 기와들이 버려지는 것이 안타까워 하나둘 모아두었는데, 어느 날 이것을 작품에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지요”라며 기와와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기와 위 꽃그림에 대한 관람객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인간의 공통된 정서인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와 자연회귀적 본능이 작가와 교감한 때문으로 보여졌다.
“기와는 그 자체로 불이 빚은 예술작품이고 또 자연의 성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들꽃과 잘 어울리겠다 싶어 들꽃을 그리기 시작했지요. 그래서 그런지 관람객들이 기와 그림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것 같아요. 역시 관객들과 제가 느끼는 감성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작가는 성신여자대학교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서울출신이다. 경상도 남자와 결혼한 인연으로 고령에 터전을 잡았다. 작가는 대구와 서울, 시드니 필리핀, 동경, 나가노 등지에서 14회의 개인전과 300여회의 단체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와에 그린 꽃과 캔버스에 그린 산 등 100여점을 만날 수 있다.
특별히 송년선물로 야생화가 그려진 기와 그림은 개당 20만원 선에 소장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한다. 황현숙 작가의 ‘옛 기와 위의 들꽃’展은 대구 중구 봉산동 송아당 화랑에서 29일까지. (053)425-6700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