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60년대 드문 화풍 파격적 주제 과감히 다뤄
작고 작가 박광호 선생은 서정적 추상 회화인 앵포르멜이 주도했던 1950~60년대 한국 화단에 드물게 초현실주의 화풍을 구사한 작가다.
그는 1932년 대구 출생으로 1956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했다. 이후 대구 계성고등학와 대구교육대학교에 재직했다. 1959년 조선일보 주최 ‘제3회현대작가초대전’에 초대 받는 등 당대 최전위의 작품을 선보였으나, 화단에서 적극적인 활동은 하지 않았다.
작가는 초지일관 초현실주의를 견지했다. 그는 무의식과 성(性)에 관련된 내용을 초현실주의적 화풍으로 주로 표현했다.
특히 성은 한국사회에서 지금까지도 터부시 되는 주제임을 상기하면 당시에 얼마나 큰 파격이었을지 짐작된다.
당대 화단의 유행과 동떨어진 작업을 했던 탓일까, 작가는 당대 작가들과는 선을 긋는 고립적인 창작활동을 이어갔다. 개인전도 마다한 탓에 선생의 작품이 제대로 조명을 받을 기회조차 없었고, 그의 고립은 점점 깊어갔다.
한국화단에서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던 작고작가 박광호의 진면목이 드러난 것은 대구문화예술회관의 특별기획전인 작고작가 발굴전을 통해서다. 문화적 감성과 지적인 작업 수행을 통한 독특하고 과감한 그의 작품 세계가 화단과 지역 관람객들로부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기 때문.
특히 성적인 발언을 터부시 하던 당시 사회 관습을 조롱하듯 성적인 대상을 과감하게 다루거나 종교나 사회관습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는 등 솔직하고 과감함을 초현실주의적인 표현과 옵티컬(시각적인)한 조형원리, 문자, 기호로 혼용된 그의 작품들은 현재 시각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독특한 화풍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지난 11월 14일부터 25일까지 열렸던 고(故) 박광호展의 연장 전시를 마련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 작가의 전 생애 기간의 작품을 초기 작품부터 후기 작품까지 주제별로 나눠 소개한다.
1950~60년대 초현실주의 문학적 경향이 두드러진 작품들과 향(響) 시리즈의 리듬감 있는 작품,생명의 원리를 탐구한 군집(群集), 음양(陰陽) 시리즈 등과 성적인 상징을 주로 표현한 결(結) 시리즈, 문자의 반전과 기호의 조합을 도입한 문자 시리즈 등 78점을 전시한다. 전시는 30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6~8전시실. (053)606-6136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