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는 잡음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2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지난 7일 2013년도 연봉협상을 시작한 지 12여일 만(18일 기준)에 전체 대상자 79명 가운데 59명(74.7%)과 재계약을 마쳤다.
당초 예상대로 대부분 큰 폭의 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일부 선수는 예상치 못한 대폭적인 ‘삭감폭탄’을 맞았다. 그동안 삼성의 연봉협상 관례를 깨는 파격적인 행보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연봉인상정책을 고수해 왔기 때문에 의외라는 시각이다.
현재로서는 가장 큰 수혜를 본 선수는 ‘좌완에이스’ 장원삼이다. 지난 시즌 연봉 2억2500만원에서 1억7500만원(77.8% 인상)이 오른 4억 원을 받았다. 장원삼은 올 시즌 17승(6패) 다승왕을 차지한데 이어 팀의 2년 연속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장원삼의 대폭적인 연봉인상은 내년 시즌 이후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리는 것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 구단은 장원삼이 FA로 풀릴 경우를 대비해 연봉을 높혔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올 시즌 팀의 굳은일을 도맡은 내야수 조동찬은 기존 1억1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36.4% 인상률을 기록했다. 내년시즌 역시 FA로 풀리는 조동찬의 연봉협상에서는 뒷 얘기가 무성하다. 조동찬이 쉽게 구단의 결정에 도장을 찍는 바람에 협상은 쉽게 마무리됐지만 오히려 구단이 내년 FA를 감안하지 못한 결정을 후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사이드암 투수 권오준은 올 시즌 큰 활약을 못했지만 1억5천만원에서 1억8천만원으로 인상돼 우승의 혜택을 봤다.
이외에도 이지영을 비롯해 심창민, 김기태, 이승우 등 ‘젊은피’ 들도 팀 우승으로 상당한 보상을 받았다.
하지만 좌완 투수 차우찬은 기존연봉 1억7천만원에서 4천만원이나 삭감되는 불운을 맛봤다. 지난해 삼성의 최대 연봉 삭감액수는 약 2천만원수준에 그쳤다. 더구나 전통적으로 연봉 인상정책을 고수해 온 삼성으로서는 뜻밖의 결정이다.
특히 2년 연속 우승한 팀에서 팀 선발급 투수의 연봉을 대폭 삭감한 것은 향후 선수들과의 연봉협상에서 새로운 질서를 정립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아직까지 큰 잡음없이 협상이 진행됐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문제다. 돌부처 오승환을 비롯해 이승엽, 윤성환, 배영수, 박석민 등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오승환의 연봉이 얼마나 치숫을 지가 가장 큰 이슈다. 올해 3억8천만원을 받는 오승환은 올 시즌 팀의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데다 내년 FA로 풀리기 때문에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삼성구단에서는 현재 5억 안팎의 선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우 오승환이 도장을 찍을지, 더 큰 폭의 인상을 요구할지에 따라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오승환과 함께 주목되는 선수는 박석민이다. 올 시즌 팀의 4번 타자로 활약하며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해 큰폭의 인상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구단에서도 박석민에게는 상당한 우승 혜택을 줄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밖에 올해 8억원을 받고 삼성으로 복귀한 이승엽과 10승을 달성한 배영수 등도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굴 선수로 꼽힌다.
이상환기자 leesh@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