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를 찾아서> 무의식 속의 절망
<좋은시를 찾아서> 무의식 속의 절망
  • 승인 2009.04.2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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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희 선

기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에
사형을 언도 받는 것이어서
다만 그 집행이 지금까지 연기되고 있을 뿐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사형수에게
무슨 즐거움이 있으랴

누구나 빙산의 일각엔
행복의 색깔로 장식하고 있지만
숨어있는 빙산의 큰 덩어리 무의식의 가슴엔
하늘만한 동공(洞空)이 늘 뚫려 있어
메꿀길 없는 동공이 있어

신(神)을 만들고
신을 죽이고
절망을 죽이고

불야성 도심 구석구석엔
걸레조각처럼 널브러진
목숨이여 목숨이여
(이하 생략)

▷경남 김해 출생. 부산한성여대 보육과 졸업. 1988년『시문학』당선 및 1990년『아동문예』동화 당선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한국아동문학인회 회원. 시집으로「아름다운 나라 빛부신 사람아」(1990),「거기 별 하나 띄우면서」(1997), 동화집「새롬이와 왕자님」(1998)외 소설「천상의 꽃」등이 있다.

절망은 누구에게나 희망이라는 밝은 빛의 반대쪽에 도사리고 있는 검은 어둠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희망이란 절망의 어둠 속에서 돋아나는 새싹과도 같은 것이라는 점이다. 누구든 `무의식의 가슴엔 / 하늘만한 동공이 뚫려 있어’ 그 곳을 절망이 드나들며 채워져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걸레조각처럼 널브러진 / 목숨’의 이 현실 속에 말이다.

이일기 (시인 · 계간 `문학예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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