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현대백화점 대구점 지하. 23일 한 초등학생이 동전이 가득 담긴 저금통을 직접 가져와 “2년동안 열심히 모은 돈이에요”라며 10여만원을 자선냄비에 담았다.
#3. 대구 한일극장 앞. 24일 60대 중반 할아버지가 큰 자루를 어깨에 매고 와 몇 년동안 모은 동전이라며 30만원 상당의 한 자루 전체를 기부했다.
83년째 이어온 구세군 자선냄비가 올해도 어김없이 따뜻한 사연들도 많았다. 불우한 이웃의 따뜻한 연말을 위해 1억원이 넘는 거액을 기부한 사람도 있지만 안타까운 사연을 담은 소중한 동전들도 있었다. 대구지역을 비롯한 전국의 구세군 자선냄비는 지난 24일 공식적인 거리 모금 행사를 마감했다. 구세군 자선냄비는 지역에 따라 31일까지 연장 모금키로 했다.
자선냄비를 통해 나타난 불우이웃 돕기의 열기는 장기간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더 달아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현대백화점 대구점 지하상가 입구에는 자원봉사자의 밴드 공연이 펼쳐졌다.
또 25일 오후 3시께 추운 날씨임에도 가족, 연인 단위의 시민들은 불우이웃돕기를 위한 기부금을 아끼지 않았다.두툼한 장갑을 낀 손으로 어린 아이가 엄마와 함께 기부금을 내고, 데이트 나온 연인들도 “얼마되지 않는 돈이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멋쩍게 자선냄비에 기부했다.
구세군 대구경북지방본영은 지난 7일 오후 1시부터 24일 밤12시까지 모금액은 2억1천400만원, 목표액 2억원을 달성, 모금액은 지난해보다 약 10%가 증가됐다.
유계준 구세군 홍보담당 사관은 “유난히 추운 올 겨울이지만 마음이 따뜻한 시민들 덕분에 모금액이 많이 모인 것 같아 너무 감사드린다”며 “각박해진 세상으로 사랑이 식어가는 시대인데 구세군 자선냄비가 사랑의 경종을 울릴 수 있도록 시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후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주오·김지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