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안교육 ‘마음이 자라는 학교’ 2기 졸업식
27일 오전 10시 대구 북구 국우동 옛 예술영재원에서 운영 중인 시교육청의 도시형 대안교육 프로그램인 ‘마음이 자라는 학교(이하 마음학교)’ 제2기 졸업식에는 16명의 졸업생들이 이별을 못내 아쉬워 했다.
이들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위기를 겪는 학생들로 부모동의나 주변의 권유 등으로 이곳에 와서 2주간의 교육을 받는다.
처음 입소할때만 해도 교사들의 얘기를 듣지 않거나 말썽을 피우는가 하면 자신의 마음을 보이지 않던 학생들도 교사,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도 타고 밴드도 구성해 함께 노래를 부르며 조금씩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었다.
실제 이날 졸업생 16명 전원은 ‘마음학교’를 떠나야 하는 아쉬움에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다.
대구시교육청이 중학교 2학년생 중 학습부진, 대인관계 미숙, 학교폭력, 미디어 중독, 비행 등으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학습 무기력증을 보이는 학생들을 치유하려고 개설한 대안학교 ‘마음학교’가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서는 학생들의 기본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고 자아성장과 대인관계를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춰 인성교육, 진로·직업교육, 전문상담, 심리치유 등이 이뤄진다.
대안교육 전문가인 지도교사 5명 등 모두 9명의 교사가 있으며 한 학급당 15명 이내로 모두 3학급이 7주 과정으로 운영된다.
지금까지 마음이 자라는 학교에서는 전체 수강생 58명 가운데 42명이 중도 탈락하지 않고 수료했다.
프로그램을 끝까지 수강한 학생들은 자기표현을 적극적으로 하고 교사의 지적을 수용하는 등 학습과 생활 태도, 대인관계에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날 졸업을 한 중학교 2학년 이모(15)양은 “마음학교 선생님들이 너무 따뜻하게 대해줘 학교로 돌아가면 이제는 바르고 착한 학생으로 거듭나겠다”며 “부모님도 이해하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마음학교’가 들어섰을 때는 인근 주민들이 대안학교를 자기들 마을에 세운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아로 인식되던 중학생들이 서로 어울려 즐겁게 지내고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본 후 지금은 적극 지원하고 있다.
‘마음학교’ 김모 교사는 “처음에는 주민들이 현수막을 내걸며 강하게 반발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장님뿐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환골탈태하는 학생을 보며 흐뭇해 한다”고 했다.
우동기 교육감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학생들이 배움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위기 학생을 관리하고 치유하는 데 영재교육 못지않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남승현기자 namsh2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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