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물은 찝찝…” 횟집, 연말특수 없었다
“해산물은 찝찝…” 횟집, 연말특수 없었다
  • 김무진
  • 승인 2013.01.0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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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황수관 박사 패혈증 영향
익힌 고기전문점으로 발길
횟집사진
지난달 30일 오후 8시 30분께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대 북문 인근 J횟집에서 한 테이블에만 손님들이 앉아 회 등을 먹으며 TV를 시청하고 있다. 김무진기자
황수관 연세대 의대 외래교수가 지난해 12월 30일 향년 67세를 일기로 ‘급성 패혈증’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가운데 연말 및 연초 특수를 기대했던 횟집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급성 패혈증과는 다른 병세지만 시민들이 생굴과 회 등의 해산물을 섭취한 뒤 감염되는 ‘비브리오 패혈증’을 떠올리면서 횟집에서의 모임을 취소하거나 해산물 먹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간질환 환자나 당뇨병 등 저항력이 약한 만성 질환자들이 비브리오 패혈증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59℃ 이상의 열로 충분히 가열하지 않고 날 것으로 먹거나 오염된 해수에 개방된 상처가 노출돼 피부상처를 통해 감염되며 치사율은 50%에 이른다.

하지만 황 교수의 사망 원인인 급성 패혈증은 세균이 혈액 속에 들어가 번식하면서 생산된 독소에 의해 중독 증세를 나타내거나 온몸에 감염증을 일으키는 병으로 건강한 사람은 세균이 침입하더라도 면역시스템의 활동으로 제거되지만 암, 폐렴, 몸이 쇠약하면 면역기능이 떨어져서 발병한다.

실제 구랍 30일 오후 8시 30분께 대구시 북구 산격동 경북대 북문 인근 J횟집.

연말 장사 분위기를 기대했던 예상과 달리 이날 이곳에는 13개 테이블 가운데 2개 테이블에서만 20대와 30대 손님들이 각각 앉아 회를 먹으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곳에서 1시간여를 기다린 결과 추가 손님은 남자 대학생 5명 한 무리가 전부였다.

이곳을 찾은 대학생 신승훈(24·경북대)씨는 “황수관 박사가 급성 패혈증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며 “이 때문에 친구들 모임에서 해산물을 안 먹으려다 다들 회를 많이 좋아해 찾게 됐다”고 말했다.

J횟집 도성복 대표는 “오늘 오후 갑자기 황수관 박사의 패혈증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3건의 예약 전부가 갑자기 취소됐다”며 “연말 및 연초 장사를 크게 기대했는데 오히려 손님이 없을 것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이날 경북대 북문 인근의 다른 고기전문점들의 상황은 달랐다.

이곳 인근 갈매기살 등 10여곳의 대부분 돼지고기 전문점들은 연말을 맞아 많은 손님들로 넘쳐났다.

S갈매기집을 찾은 대학생 한민수(27)씨는 “연말을 맞아 오랜 만에 친구들과 모임을 가졌는데 원래 해산물을 먹으려다 황수관 박사의 소식을 듣고 이곳으로 오게 됐다”며 “인터넷을 통해 급성 패혈증에 대해 검색해봤는데 비브리오 패혈증과는 다른 병세인 것을 확인하긴 했지만 찝찝한 기분이 들어 당분간 해산물을 안 먹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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