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
[새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
  • 승인 2013.01.0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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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할 수 없는 아이의 맑은 눈망울

주인공 아역배우 지대한 실제 다문화가정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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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 배우를 잘 쓰면 영화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이들의 순수한 눈망울은 때가 잔뜩 껴 굳어버린 어른들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키기 때문이다.

‘마이 리틀 히어로’는 거부할 수 없는 아이의 맑은 눈망울로 ‘다문화’를 노래하는 착한 이야기다. ‘뮤지컬 오디션’이라는 설정에서 출발하는 이 영화는 아이의 영롱한 노랫소리를 가득 채워 관객의 마음에 성큼 다가간다.

맨해튼 음악학교 출신임을 내세워 허세와 속물근성으로 똘똘 뭉친 음악감독 유일한(김래원 분)은 대형 작품을 망치고 아동뮤지컬을 전전하며 재기를 꿈꾸고 있다.

그런 그에게 매니저 희석(이성민)은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기회를 주는 뮤지컬 오디션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하라고 권유한다.

이 오디션은 주연을 맡을 어린이와 음악감독이 한 팀을 이뤄 경쟁하는 방식이다.

짝을 이룰 어린이 참가자를 얼굴을 보지 않고 노래로만 정하는 첫 방송에서 유일한은 영광(지대한)을 지목한다. 영광은 어머니가 필리핀 출신인 다문화가정의 아이다.

영광의 얼굴을 본 유일한은 ‘조선의 왕-정조’를 제목으로 하는 이 뮤지컬에서 얼굴이 까무잡잡한 필리핀계 아이가 선발될 리 없다며 펄펄 뛴다. 하지만,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영광을 맡아 오디션을 치르게 되고 영광은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에게 뜻밖의 관심과 호응을 받는다.

계속해서 이기심만 앞세우던 유일한도 영광의 순수한 열망과 맹목적인 노력에 조금씩 변화한다.

이 영화는 사실 매우 도식적인 구도다. 사회 소외계층에 속하는 주인공 아이, 오디션 프로그램, 그 아이를 가르치는 스승의 구도는 뻔한 이야기의 흐름을 예견한다. 이런 설정과 구도는 발레리노를 열망한 탄광촌 소년을 그린 영국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 기본적인 구도를 영리하게 활용하며 나름의 색깔을 입혔다. 주인공 아이가 우리 사회가 보듬어야 할 다문화가정의 아이라는 점과 아이를 가르치는 스승이란 인물이 아이보다 더 못난 인간으로 출발한다는 점이다.

스승이 아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로 인해 가짜와 허세를 벗고 자신의 순수한 꿈을 맞닥뜨리게 된다는 이야기가 영화의 개성을 살리면서 관객의 공감도를 높인다.

그리고 이런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첫 번째 힘은 주인공을 맡은 아역배우 지대한의 눈망울에서 나온다.

실제 다문화가정의 아이인 지대한은 몇 개월에 걸친 전국 오디션 끝에 발탁됐다고 한다. 800여 명의 아이를 만난 감독은 지대한을 처음 만난 순간의 인상을 잊을 수 없어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데도 캐스팅했다고 한다. 영화를 보는 관객 역시 스크린에서 처음 만나는 이 아이의 동그랗고 맑은 눈망울에 빠져들게 된다.

영광의 친구 ‘성준’으로 나오는 황용연 역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한국인 아버지와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황용연은 TV다큐 ‘인간극장’에 출연해 관심을 받은 아이다.

영화는 지난해 흥행한 ‘완득이’에 이어 다문화가정의 이야기를 본격으로 다루면서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이 겉으론 다문화를 이해한다고 말하면서 실은 더 타자화하는 것은 아닌지 꼬집는다. “우리는 ‘이해’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영광이 엄마의 대사는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세 차례에 걸쳐 등장하는 뮤지컬 경연 시퀀스도 큰 볼거리다.

신인 김성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1월 10일 개봉. 전체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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