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시론> 동북아 군비경쟁을 자극하는 북한의 로켓발사
<팔공시론> 동북아 군비경쟁을 자극하는 북한의 로켓발사
  • 승인 2009.04.2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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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국 (정치학박사)

현대는 군사력으로 타국을 압박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시대는 끝났다. 더구나 작은 국가인 북한이 세계를 대상으로 그런 실험을 한다는 것은 자살행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지난 4월 5일 개량 형 대포동 2호인 장거리 로켓 `은하 2호’를 발사함으로서 미국을 자극하고 그로 인해 동북아의 중국, 일본, 그리고 대한민국이 군비경쟁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고 있다.

북한은 1975년 중국에서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을 도입하면서 본격적인 로켓연구를 시작해서 1984년 300㎞의 스커드-B 단거리 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뒤 끊임없이 성능을 개량해 왔다. 1989년에는 사거리 500㎞의 스커드-C를 발사했고, 1993년에는 사거리 1300㎞인 액체로켓 노동1호를 발사했다.

1988년에는 사거리 2500㎞의 3단 로켓 대포동1호를 발사했지만 실패했고, 이후 2006년 발사된 사거리 1만 2000㎞ 수준의 대포동 2호 역시 엔진 부문에 문제가 발생하여 실패했다. 그 실패 이후 지난 5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이 `은하2호’이다. 2006년에 비해 사정거리가 두 배 정도 늘었다

이러한 북한의 로켓발사에 가장 민감히 반응하는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은 도쿄 한복판에 지대공 요격미사일인 패트리엇 미사일(PAC3)을 준비하고 일본 언론은 요란하게 시시각각 북한의 미사일 발사부터 발사 후 궤적까지 분석하고 시민들은 그 좋아하는 벚꽃 구경도 자제하면서 민감하게 반응했다.

북한이 1998년 대포동 1호를 발사했을 때 일본은 미사일 방어(MD)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고 대포동 2호를 발사했을 때는 공중급유기(AWACS)를 도입했으며 북한이 계속하여 핵과 미사일을 개발할 동안에 일본은 2007년에는 PAC3을 배치했고 2008년에는 F-15 성능 개량과 이지스함 2척에 함상발사 형 요격미사일(SM3)을 실전 배치했다.

그리고 이번 로켓 발사의 명분으로 일본 방위성은 당초의 계획을 1년 앞당겨 2012년까지 미사일 방어체제(MD)를 완성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는 차기 중기방위계획(2010-2014년)을 마련했다. 아울러 미국을 설득해 최신예 전투기인 F-22 스텔스기의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다.

일본 자민당의 사카모토 고지 조직본부장은 “저쪽(북한)은 핵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도 `핵을 보유 한다’고 말해도 좋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일본에서 극우파를 중심으로 핵 무장이 제기돼 왔으나 자민당 공식회의에서 지도부 인사가 핵 무장을 언급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와 같이 북한이 우파 내에서의 일본 `핵 무장론’을 자극하고 있다.

한국 내에서도 북한의 로켓 발사로 인해 미사일 방어체제(MD) 동참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으며, PAC3 같은 방어 중심 체계는 물론 발사기지 타격 능력을 높일 공격형 미사일 체계도 강화해야 하며 아울러 한국과 미국의 미사일협정으로 인해 사거리 300㎞ 이상 탄도미사일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사거리 700㎞까지 늘리는 협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도 정부의 공식 언급은 없지만 관영 언론들은 일본과 한국의 군비 확장 동향에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로켓 발사 견제를 구실로 미국, 일본, 한국이 MD체제를 실전에 응용하고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전면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은 해마다 군비를 대폭 증가해 오고 있는데 올해도 국방 예산을 4806억 위안(약96조원)을 책정해 지난해보다 14.9%를 늘렸다. 역사적 경험을 굳이 예를 들지 않더라도 중국과 일본의 군사강화는 대한한국은 물론 한반도 전체의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과 일본을 상대로 군비경쟁을 하자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는 중국과 일본의 군비강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점검하여 항상 대비하여야 하고 북한은 득이 될 것 없는 군사적 시위를 자제하고 북한 동포의 배고픔을 해결하는데 전력해야 한다. 그것만이 북한의 위정자들이 살 길이다. 군사적 시위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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