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속 가상의 돌 진짜 탑의 일부로…
TV속 가상의 돌 진짜 탑의 일부로…
  • 황인옥
  • 승인 2013.01.0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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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아트스트리트, 토종 비디오아트 선구자 故 박현기 선생 ‘돌탑 시리즈’ 전시
신년기획전사이사이예술
신년기획전 ‘사이사이 예술-Between of Life’정이 열리고 있는 범어아트스트리트 전경
비디오 아트의 세계적인 선구자가 고 백남준(1932~2006) 선생이라면, 국내에 처음 비디오 아트를 선보인 작가는 고 박현기(1942~2000) 선생이다.

고 박현기 선생은 1977년 대구현대미술제에서 첫 비디오 아트 작품을 전시한 것을 시작으로 상파울루, 파리 비엔날레 참가, 미국, 스위스,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초대전과 특별전을 여는 등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던 국내 미술계의 ‘영원한 아방가르드’였다.

특히 TV에 보이는 가상의 돌들이 진짜 탑의 일부가 되는 것으로 영상과 실재를 교묘하게 짜 맞춘 1978년 작 ‘비디오 돌탑 시리즈’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합으로 유명하다.

한국 토종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박현기 선생의 비디오 돌탑 시리즈를 작가의 고향인 대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범어지하도에 위치한 도심 속 새로운 문화 공간인 ‘범어아트스트리트’가 ‘사이사이 예술-Between of Life‘展을 마련한 것.

신년기획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고 박현기 선생을 비롯 노병열, 임동훈, 김영석, 김온환, 정미옥, 정가연 등 7명의 중견 작가가 참여한다. 공간에 대한 해석과 고민을 심층적으로 접근하는 작가들의 무게감 있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동양의 정신과 서양의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비디오로 그리는 동양화’를 완성한 고 박현기 선생의 작품을 감상했다면, 현대적인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또 다른 지역 출신의 노병렬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며 두 작가를 비교하는 것은 이번 전시의 또 다른 재미거리다.

또한 김영석 작가는 얼핏 보면 벽면의 출입문처럼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작품을 검은 벽면에 설치해 상상력을 자극한다. 모자이크 같기도 하고 컴퓨터그래픽 같기도 한 그의 또 다른 작품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재료들의 성질을 변이해 재료의 본성을 바꿈으로써 작품 표면의 질감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임동훈 작가는 최소한의 시지각적 요소로 촉각적인 감수성을 극대화한 작품을 전시한다.

김온환 작가는 자전거, 비행기, 산업시대를 대표하는 몇몇 기념비적인 자동차 등의 오브제들을 역발상으로 설치해 초현실적 분위기 자아낸다.

평면의 화면에서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옵아트’적인 작품을 꾸준히 보여주는 정미옥 작가는 몇 겹의 레이어를 중첩하거나 반복 패턴을 사용해 각도와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입체공간으로 보여지는 작품을 소개한다.

정가연 작가는 두 겹의 망사천을 겹쳐서 화면이 구겨져 보이거나 어지럽게 보이거나 혹은 무거운 철망처럼 보이다가도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도 하며 관객을 희롱한다. 화면의 망점들이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착시현상을 작가는 시각적 허상이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는 11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7시에 남인숙 큐레이터의 진행으로 ‘대구미술과 공동성’이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부대행사로 열린다. 전시는 다음달 17일까지. (053)422-1248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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