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때문에 받은 상처, 옷으로 ‘힐링’
옷 때문에 받은 상처, 옷으로 ‘힐링’
  • 황인옥
  • 승인 2013.01.0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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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마음을 치유하는 옷장 심리학
/news/photo/first/201301/img_86273_1.jpg"박동준/news/photo/first/201301/img_86273_1.jpg"
패션디자이너 박동준의 의상을 소재로 찍은 오상택 작가의 작품.
삶이 거창할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먹고 배설하고 자는 단순 행위의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그 단순한 행위의 반복이 숭고한 삶을 만드는 재료들인 것이다.

본능 속 감춰진 숭고함. 그것이 숨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들의 사명이며, 여전히 많은 생명들이 따르는 본성이다.

하지만 타고난 본성에 순응하지 못하는 존재가 있으니 그들이 인간이다. 사그라들 줄 모르는 의지와 투혼으로 끊임없이 주어진 환경을 개척하며 본성에 안락을 더해왔다. 안락을 위해 인간이 개척해 온 범위는 의(衣), 식(食), 주(住) 전반을 관통한다.

‘여자의 마음을 치유하는 옷장 심리학’의 저자 제니퍼 바움가르트너는 생명의 본성들 중에서 유독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의(衣)생활 즉, 옷 입기에 대해 파헤친다. 저자에게 있어 의생활이야말로 동물과 인간을 구분 짓는 고도의 문화적·지적·심리적 활동의 산물이며 샘솟는 창작 의지의 발현 처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특히 여성의 옷 입기와 심리 상태와의 연관성을 추적하며, 옷 입기에 반영돼 있는 여성들의 내면 속 깊은 상처와 좌절된 욕망 속 상처 입은 영혼을 직시한다.

저자는 “우리가 옷을 사 모으는 것은 불안함과 강박증 때문이다.특히 여성들의 심리 상태는 옷과 관련한 일련의 행위들에 잘 반영돼 있다”며 “옷장에 걸린 옷들은 결국 여성들의 무의식의 반영이다”고 밝힌다.

그러면서 “옷은 우리의 의식, 불만, 바람이 담기 제2의 ‘자아’”라며 언뜻 사소해 보이는 ‘패션 문제’들이 사실은 내면의 상처와 관계가 깊다고 전제하고, 심리학과 ‘올바른 옷 입기’를 통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임상 심리학자인 저자가 우울증과 불안, 섭식 장애 등의 증상을 옷이나 액세서리의 관계를 연구해 실제 임상 치료에서 탁월한 효과를 거두며 새로운 심리 치료법을 개척한 출발은 우연에 가까웠다.

예기치 않았던 기회에 자신의 할머니가 옷장 속에 걸려 있는 오래된 옷들을 보며 아름다웠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는 것을 보며 옷이 사람의 역사와 내면을 말해주는 도구라는 첫 깨달음을 얻는다.

또한 직장 동료와 자신의 여동생이 특별한 날 입을 옷에 대한 추천을 의뢰하고 그들과 옷 코디 과정을 함께 진행하며 옷이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닌 심리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사실에 확신을 가지며 ‘옷장 심리학자’의 길을 가게 된다.

그녀는 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상대하며 지속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통해 ‘쇼핑중독, 너무 크거나 작은 사이즈에 대한 집착, 지나치게 단조로운 패션, 과도한 노출’ 등 우리가 단순히 ‘패션’에만 관련된 문제로 생각할 수 있는 행동들이, 사실은 어렸을 때 받은 상처나 일과 사랑에서 겪은 실패, 꿈을 성취하지 못한 아쉬움 등 작가 갖고 있는 내면의 상처 때문이라는 점을 증명한다.

이 자료를 근거로 심리치료에 올바른 옷입기를 접목해,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심리치료 효과를 거둔다.

책은 그녀를 만나지 못하는 전 세계 곳곳의 여성들을 위한 패션을 통해 마음을 움직이는 힐링 테라피서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하게 목격할 수 있는 아홉 개의 증상을 자세한 설명과 함께, 실제 사례에 대한 상세한 설명 및 분석과 실제로 적용 가능한 심리 치료법 등을 담고 있다.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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