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노인들 아지트도 바꿨다
한파, 노인들 아지트도 바꿨다
  • 김무진
  • 승인 2013.01.1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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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이던 공원, 5~6명만 모여 담소

성인텍·지하철역 쉼터 등으로 몰려
/news/photo/first/201301/img_86474_1.jpg"반월당역만남의광장/news/photo/first/201301/img_86474_1.jpg"
추운 날씨를 보인 10일 오후 대구 지하철 반월당역 내 만남의 광장에서 많은 노인들이 곳곳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무진기자
경상감영공원에 있던 그 많은 노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올 겨울 잦은 한파로 대구지역 노인들의 대표적인 휴식공간인 경상감영공원을 찾던 노인들이 갈 곳이 마땅치 않으면서 인근의 성인텍과 식당, 지하철 역사 내 쉼터 등으로 몰리고 있다.

10일 오후 2시 30분께 언젠가부터 대구의 노인들이 모이는 장소의 상징처럼 돼 버린 경상감영공원.

이날 이곳에는 매서운 찬 바람을 동반한 쌀쌀한 날씨와 함께 아직 녹지 않고 쌓인 눈이 곳곳에 남아있는 가운데 5~6명의 노인이 공원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을 뿐 횅한 모습이었다.

평소 많은 노인들로 북적이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이후 10여분의 시간 동안 이곳에는 4명의 노인들이 나와 담배를 핀 뒤 재빨리 사라졌다.

구본주(78·서구 비산 2?3동)씨는 “평소 이곳에는 매일 100여명의 노인들이 찾아 시간을 보내는데 최근 계속 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방문하는 노인의 수가 거의 없다”며 “1천원이면 따뜻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인근의 성인텍이나 무료인 지하철역 등으로 노인들이 몰린다”고 말했다.

이어 찾은 경상감영공원 인근의 H성인텍 입구에는 ‘남자 1천원, 여자 무료’라고 적힌 요금표가 붙은 가운데 안을 잠시 들여다보니 10여명의 50~70대 남녀 노인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텍 안으로 들어가려하자 이곳 관계자들이 입장을 막아 자세한 내부상황은 살피지 못했다.

인근의 또 다른 D성인텍의 경우에도 30여명의 노인들이 춤을 추고 있는 광경을 잠시 목격했으나 역시 관계자들에게 입장을 저지당했다.

아울러 이곳 인근의 몇 몇 국수집을 비롯한 식당 등에도 국수와 동태찌개 등을 시켜 소주를 곁들이는 남녀 노인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등 추운 날씨 탓에 경상감영공원 인근의 다른 장소로 노인들이 몰렸다.

같은 날 오후 3시 15분께 찾은 대구 지하철 반월당역 내 지하 1층 및 2층의 만남의 광장 일대는 중간중간 설치된 많은 벤치 등에 젊은층과 뒤섞여 않은 120여명의 노인들이 대부분의 앉을 수 있는 공간을 점령하면서 노인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또 말동무 없이 혼자 있던 일부 노인들은 신문을 보거나 가만히 앉아 잠을 청하며 시간을 보내는 등 추위를 피해 따뜻함을 만끽했다.

박기봉(78·달서구 성당동)씨는 “최근 추운 날씨 때문에 많은 노인들이 따뜻한 이곳을 찾아 시간을 보낸다”며 “갈 곳이 없는 노인들을 위해 대구에 많은 노인 휴식공간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설상호 지하철 반월당역장은 “올 겨울은 날씨가 많이 추운 탓에 예년에 비해 이곳을 찾는 노인들이 30%가량 늘었다”며 “특히 지난해 연말 폭설 이후 많이 증가했는데 노인들의 건강문제 등 안전을 위해 직원들이 수시로 점검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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