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없는 마음
표현할 수 없는 마음
깊이 숨어버린 마음
강한 밧줄을 끊어내고
아무 일 없었듯이
뒤돌아 가야 하리라.
목적없는 발길도 좋고
외로움에 지쳐도 좋겠지
혼자면
혼자이었으면…
흔들리는 눈빛
허공을 걷는구나
끊임없이 놓인 길
지친 하루가 기다리는 길
어둠 속을 향하는 발길마저 외롭다.
▷서울 출생. 홍익대학교 졸업. 1994년 동서문학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현재 교직에 재직. 시집으로「꽃은 가을역에 혼자 내린다」(2000) 등이 있다.
윤부현의 `혼자 가는 길’을 읽노라면 모든 것이 마음 하나에 있음을 보게 된다. 괴롭다거나 슬픈 생각은 물론 기쁨과 위안까지도 마음 가운데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느낌 없는, 표현할 수 없는, 깊이 숨어버린 이 모든 것이 실은 사람의 마음가짐 혹은 마음자리에 있다는 것은 숱한 선현들의 잠언에서도 엿볼 수 있다. 외로움, 혼자임, 흔들림, 이런 마음의 불안정은 비단 화자만이 아닌, 인간이 필연적으로 접하게 되는 삶의 한 과정이기도 하다.
이일기 (시인 · 계간 `문학예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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