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집에서 시인은 ‘봄사랑’을 해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에 주목한다. 그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주고 빈털터리가 된 ‘토르소’에 대한 깨달음이라고 평했다. 토르소가 자신의 두 다리와 팔을, 그리고 머리를 온전히 없애고, 마음으로 세상을 보듯, ‘봄사랑’을 한 사람은 토르소가 되어 정직하게 세상을 본다. 그래서 ‘봄사랑’을 끝낸 사람은 아름답다. 그냥 일방적으로 사랑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매만질 수도 있다. 민들레가 되어, 넝쿨장미가 되어 붓꽃이 되어 슬픔을 없애고, 환하게 살게하고, 고통을 없애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그런 구체화된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