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바에 성매매까지… 온 몸 던져 ‘헌신적 사랑’
호스트바에 성매매까지… 온 몸 던져 ‘헌신적 사랑’
  • 승인 2013.01.29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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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드라마 ‘야왕’ 출연 권상우

1인 2역, 더 강하고 세밀하게 표현

일에 대한 욕심, 그 어느때보다 많아

공백기 없이 다양한 역할 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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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판 ‘청춘의 덫’을 하고 싶었어요. 진한 멜로와 복수. 그리고 초반 하류가 보여준 모습처럼 제가 잘할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같은 연기도 섞고 싶었죠.”

권상우(37·사진)가 그야말로 온몸을 던져 연기하고 있다. 모든 것을 보여준다. 몸도, 마음도, 열정도.

지금까지 4회가 방송된 SBS TV 월화극 ‘야왕’의 주인공 하류를 연기 중인 그는 호스트바 직원으로 ‘웃통 벗기 쇼’를 하는 것은 물론, 성매매에까지 나섰다. 몸이다. 어린시절 고아원에서 오누이처럼 자라난 다해(수애 분)를 수년 후 어른이 돼 다시 만나자 그 순간 온 마음을 다 줘버렸다. 헌신적으로 사랑했고 딸까지 낳았다. 마음이다. ‘몸짱’의 대명사인 그가 배에 새겨진 ‘왕(王)자’를 과시하는 것은 사실 일도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호스트’를 연기하는 게 좋을 것 같지는 않다.

“어느 남자배우가 아줌마에게 몸을 파는 연기를 하고 싶겠어요. 하지만 드라마에서 필요한 부분이었고 이번 작품을 꼭 흥행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크기 때문에 모든 것을 던져 하고 있습니다.” 열정이다. 권상우를 최근 전화로 만났다.
박인권 화백의 성인 만화가 원작인 ‘야왕’은 2-4회가 ‘19세 관람가’로 방송됐을 만큼 스토리가 만만치 않다. 영화에서나 볼법한 살인, 시체유기, 암매장, 호스트바, 성매매, 패륜 등이 줄줄이 이어진다.

“원작이 워낙 세기 때문에 논란은 각오하고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초반에 그런 내용이 그려져야 그다음에 이어지는 하류의 복수가 설득력도 있고 더 재미있어지는 거잖아요. 저도 그런 장면들을 찍으면서 하류의 감정에 차곡차곡 몰입돼갔습니다.”

권상우의 드라마 출연은 2010년 ‘대물’ 이후 3년만이다. ‘대물’도 박인권 화백의 작품이 원작이다.

“박 화백님과 인연은 없어요. 지금껏 한 번도 만난 적도 없는걸요.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연달아 출연하게 됐어요. 24부작이라 연속극 성격도 있고 캐릭터가 분명해서 선택하게 됐죠.”

하지만 ‘야왕’은 사랑에 배신당한 남자의 복수극이라는 점에서 공교롭게도 불과 몇 달 전 방송된 송중기 주연의 ‘착한남자’와 비슷한 스토리로 분류된다.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것.

“남녀 간의 사랑과 이별, 배신 등의 이야기는 다 비슷한 것 아닌가요. ‘착한남자’의 아류작이라는 지적은 신경 안 썼어요. 우리는 ‘착한남자’보다 더 독하고, 이야기의 폭이 넓고 주연배우들의 연령대도 더 높아서 비슷한 소재라고 해도 다른 이야기가 될 거로 생각했습니다. 7-8회까지만 방송되면 ‘착한남자’와 비교당할 일은 없을 거라 자신했어요.”

‘야왕’이 ‘착한남자’와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은 권상우의 1인2역이다.

권상우는 이 드라마에서 하류와 그의 쌍둥이 형의 1인2역을 펼치게 된다. 하류는 호스트바를 벗어나지 못하는 밑바닥 인생이지만 그의 쌍둥이 형은 좋은 집안 출신의 변호사다. 이 형제는 어린시절 고아원에서 헤어진 것으로 설정됐다.

“7회부터 본격적으로 1인2역이 펼쳐질 건데 최대한 재미있게 하려고 합니다. 형인지 동생인지 주변 인물이 모두 헛갈리게 하면서 무겁게만 가지 않고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들을 최대한 살려보려고요. ‘긴가민가’하는 데서 오는 충돌을 세밀하게 표현하면서 얄밉게 보이게도 하고, 동시에 다해에 대한 복수심은 더 강하게 표현할 겁니다.”

하류의 인생은 다해를 위한 것이었다. 다해가 죽인 의붓아버지의 시체유기를 도운 것도, 호스트바에 나간 것도, 성매매를 한 것도 모두 다해 때문이었다. 이런 사랑이 가능할까.

“가능하죠. 제가 지금 그런 헌신적인 사랑을 와이프한테 하는 걸요?(웃음) 헌신적인 사랑은 가능한데 사랑을 배신하면 안 되는 거죠.”

그가 ‘헌신적인 사랑’을 쏟아붓는 아내 탤런트 손태영(34)은 남편의 드라마 복귀작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호스트바의 술 취한 손님으로 출연해 권상우를 향해 “너 나가. 우리 남편하고 똑같이 생겨서 재수 없어”라고 능청스럽게 퍼부었다.

“제가 먼저 제안했어요. 사실 아내가 술을 입에도 못 대기 때문에 가라오케나 술집에 안 가요. 그런데 그런 연기를 했으니 재미있죠. 제가 3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라 아내도 응원해주고 싶었던 모양이에요.”

권상우와 손태영은 2008년 결혼해 슬하에 아들 룩희(5)를 두고 있다.

“아내가 정말 좋은 여자이고 사랑스러운 여자인데 나 때문에 결혼과정에서 피해를 본 것이 많은 것 같아 속상하다”는 그는 “우리는 너무나 다정한데 드라마에서도 다정하게 나오면 오히려 안 좋게 볼까 봐 일부러 카메오 연기에서는 코믹한 내용을 했다”고 전했다. 권상우는 인터뷰 내내 시청률, 성공 등의 단어를 사용했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2003)과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2004),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로 인기의 정점을 찍었지만 지난 10년 이를 능가하는 ‘성공’을 하지 못했던 게 사실. ‘야왕’도 스토리의 강도에 비해 시청률은 높지 않다. 그래서 속상하단다.

“지금쯤 내세울 만한 작품이 다시 나와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요. 나이도 점점 먹어가는데 새로운 대표작을 빨리 내야 한다는 조바심이 들어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살고 있는데 요즘 들어 주변에서 제 나이를 거론하는 분들이 많아져서 더 마음이 급해요. 그간 작품은 많이 했지만 날 만족하게 할만한 작품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작품의 성과도 그러했고요. 제가 방황했던 시간도 길었던 것 같구요. 지금은 일에 대한 욕심이 그 어느 때보다 많아요. 올해는 공백기 없이 활동하면서 많은 작품을 하고 싶어요.”

그는 “한동안은 작품을 보는 시각이 편향됐던 것도 같고 주변에서 조언해줄 사람이 없어 허비했던 시간도 있었다”며 “이제는 매니지먼트도 안정됐고, 나 자신도 욕심으로 무장했기에 다양한 장르의 다양한 역할을 넘나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권상우는 “아직 부족한 게 많으며, 이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권상우라는 배우의 딱 50%밖에 보여 드리지 못했어요. 그래서 억울하기도 해요. 나머지 50%를 보여 드릴 수 있도록 이제부터 달릴 겁니다. 기대해주세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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