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 탈피 후 민생 정치해야”
“이념 탈피 후 민생 정치해야”
  • 김상섭
  • 승인 2013.01.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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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민주당에 쓴소리
朴당선인 리더십 수직적
민주통합당의 제18대 대선패배 원인과 관련,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29일 “민주당이 이념정치가 아닌 생활 정치, 증오·대립·투쟁의 정치가 아닌 화합·상생의 정치로 가야 한다”며 “삶의 질을 중시하는 정치로 옮겨가야 했었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전 후보 캠프의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았던 윤 전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초·재선 모임 ‘주춧돌’의 제1회 정례세미나에 참석, ‘한국 정치의 나아갈 길’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국민은 이념대결을 청산하고 생활정치를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를 귀담아 듣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민주당은 19대 총선을 통해 당의 정체성이 친노적 정체성으로 확립됐다. 국민 의식이 그렇다.그 연장선상에서 18대 대선후보로 문 전 후보가 등장한 것 아닌가”라며 “특권ㆍ기득권 타파, 지역구도 극복 등 ‘노무현 정신’ 만큼은 긍정적으로 수용해야 하지만 이러한 노무현 정신을 실천하는 ‘노무현 정치’에서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도 생활정치의 어젠다를 새누리당에 빼앗긴 채 여전히 이념정치를 강조하는 면을 보였다”며 “민주당 정체성의 뿌리는 보수적 온건 민주주의 세력인데, 노무현 정부 이후 정통 민주당과는 다른 성격의 이질적 세력이 합류하며 당 정체성이 빠르게 좌클릭됐다”고 현재 민주당의 정체성이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정체성은 이번 총선, 대선에서 국민에 의해 선택되지 못했다. 정체성을 제대로 바꾸려면 중산층과 서민정당을 표방, 당의 훌륭한 전통을 현실에 맞게 되살려 민생정치를 해야 한다”며“중도자유주의란 이념을 진지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제시했다.

윤 전 장관은 당내 대선 평가 작업에 대해 “친노, 비노 등 계파마다 평가가 다른데 논의의 초점이 선거공학이라는 전략전술적 차원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하며 “올바른 평가와 대안제시를 위해서는 가치지향적 성격을 담은 존재론적 차원으로 논의의 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득권·계파 타파가 필요하지만, 시대적 과제를 극복할 새로운 국가운영원리를 찾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도 수권정당을 위한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 전 후보에 대해 “어려움이 닥치면 펴진다는 보장이 없는 낙하산을 갖고 뛰어내리는 심정으로 하라고 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사생관’이 약한 것 같다”고 실망감을 표시하며 “정치를 해 본 분이 아니어서 대선이라는 큰 판이 완전히 소화되기 어려운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을 때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매우 수직적 성격을 갖고 있고, 인수위를 보더라도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리더십이라는 평가가 많다”며 “산업화 모델을 이상적 리더십으로 생각한다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의 대선평가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다음달 20일부터 22일까지 전국 10개권역별 대선평가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또 후보, 컨트롤타워, 전략기조, 계파정치, 후보단일화, 민주정책연구원의 역할 등 대선 핵심요인별 실무팀들의 의견을 청휘한 뒤 2월 27일 한국선거학회와 공동토론회를 갖기로 했다.

김상섭기자 ks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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