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보다 100년 빠른 판타지
해리포터보다 100년 빠른 판타지
  • 황인옥
  • 승인 2013.01.3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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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소년 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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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국 문학의 시초로 마크 트웨인이 단연 선두로 꼽힌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00년을 훌쩍 넘겼지만, 톰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 ‘왕자와 거지’ 등의 그의 명작들은 국내에서도 널리 읽히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그의 작품들이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현대에도 여전히 통용되는 미국적인 가치에 자유로운 영혼에 대한 찬사, 통렬한 사회 풍자, 풍부한 유머 등이 더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런 그의 명성에 또 하나의 이력을 추가해야 할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문학수첩에서 독점으로 마크 트웨인이 유작으로 남긴 판타지 소설 ‘신비한 소년 44호’ 완역본을 출간한 것.

이 작품은 마크 트웨인이 60대 후반부터 70대 초반까지 쓴 판타지 소설이다. 그가 세상을 떠날 당시까지 출간되지 않은 세편의 작품 초고 중 하나를 바탕으로 완성됐다.

사실 이 작품과 연관되는 전작이 먼저 출간돼 독자들과 만났다.

마크 트웨인 사후에 그의 유산관리인이었던 알버트 B. 페인이 1916년 마크 트웨인의 첫 번째 버전인 ‘젊은 사탄의 연대기’에 세 번째 원고인 ‘신비한 소년 44호’ 결말을 임의로 가져다 붙여, 미완의 초고와는 판이한 서사로 각색한 ‘불가사의한 이방인’을 출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문학수첩에서 출간한 원고는 타인의 손을 거치지 않은 작가의 세 번째 버전을 완역한 것이다.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사건들을 주로 다뤘던 그의 전작들과 달리 풍부한 상상력이 가미된, 전 세계에서 4억 5000여 만부가 팔린 ‘해리 포터’ 시리즈보다 100년 앞선 판타지 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은 시간여행을 통해 중세의 오래된 성에 도착한 소년 ‘44호’다.

소년은 평범하고 무겁기만 한 인쇄소에 복제 인간들을 풀어 골탕을 먹이기도 하고, 친구가 된 소년 아우구스트에게는 무의식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기상천외한 일을 경험하게 해주기도 한다.

아우구스트는 44호의 마법을 통해 또 다른 차원의 자신과 만나며 대화하고 싸우기도 하며, 미래에서 온 가수의 노래를 듣고 우수에 젖기도 한다. 저자는 환상적이고 상상력 가득한 현실에서는 경험 할 수 없는 일들을 44호를 통해 경험하게 한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당시의 종교와 사회 제도의 부조리와 허술함을 유쾌한 목소리로 비판한다. 우화적 상황의 사용과 함께 시공을 넘나드는 진정한 자유, 영혼의 해방을 노래하며 ‘상상력의 산물’에 대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고 하지만, 만약 그의 사후 100년 이후가 아니라 그 훨씬 이전에 이 기발한 소설이 출간됐다면, 현대인들은 그의 작품들보다 훨씬 다채롭게 진행된 그의 추종자들의 다양한 판타지 작품을 만날 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비록 이 소설이 한참이나 늦은 세상밖으로의 외출일지언정, 그의 풍요로운 상상의 세계를 재발견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못내 위안을 삼게 한다.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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