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스페셜올림픽
눈밭을 달린 선수들이 승패와 상관없이 모두 웃었다.
30일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스노슈잉 디비저닝(예선) 경기가 펼쳐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경기장에는 1위부터 8위까지가 모두 승자의 기쁨을 누렸다.
스노슈잉은 신발에 덧대는 알루미늄 재질의 스노슈를 신고 눈밭을 달리는 ‘눈 위의 육상’과 같은 종목이다. 이날은 선수의 실력을 측정하는 디비저닝 경기가 열렸다.
선수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트랙 위에 들어섰다.
모든 출전 선수들에게는 자원봉사자가 한 명씩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선수들을 출발선으로 안내하면서 자원봉사자는 “너무 긴장하지 말고 힘내라”는 응원을 전했다.
이윽고 출발선에 선 선수들은 자신만의 출발 자세를 잡고 출발 신호를 기다렸다.
총성과 함께 8명의 선수들이 눈밭을 뛰기 시작했다.
빠르게 달리는 선수들의 스노슈 때문에 바닥의 눈이 하늘로 튀어올라 역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선수들이 달리는 자세는 제각각이었다. 어떤 선수는 팔을 움직이지도 않고 바람처럼 달리는가 하면 다른 선수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인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처럼 넓은 보폭으로 순식간에 100m를 주파하기도 했다.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도 선수마다 특징이 있었다.
결승선 코앞에서 멈춰 서더니 경기를 마칠 생각은 않고 사진 찍을 자세를 취하는 선수가 있었고 두 팔을 넓게 벌려 자원봉사자를 안아주는 선수도 있었다.
누구보다 큰 응원소리를 들은 선수는 바로 ‘꼴찌’였다. 자원봉사자와 대회 진행요원, 심판, 다른 선수의 어머니까지 맨 마지막으로 달리는 선수에게 가장 큰 응원을 전했다.
선수들을 출발선까지 안내한 자원봉사자들은 결승선에서 기다렸다가 선수들이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담요를 감싸주며 “수고했다”고 격려했다.
이날 오후 열린 스노슈잉 남자 100m디비저닝 M03조에서 7위로 골인한 장승현(한국)은 순위가 다소 떨어졌지만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말없이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아들의 경기 장면을 지켜본 어머니는 “스페셜올림픽에 꼴찌가 어딨느냐”며 “1등부터 8등까지가 전부 우승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