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를 지운다는 것
번호를 지운다는 것
  • 승인 2013.01.3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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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을숙 시인

언제부터인지

당신을 번호로 기억하였습니다

슬퍼 거나 기쁠 때 보고플 때

번호 하나 끄집어내었습니다

어느 날 낯선 번호

궁금증 뒤에 온통 시커먼 승복이었습니다

가슴에 새긴 날도 모릅니다

떠날 날도 몰랐습니다

듣지도 못할 목소리

걸어도 답이 없을 모습

한 참 후에야

작은 거 하나 지웠습니다

번호를 지운다는 것

가슴에 무덤 하나 만드는 일

▷▶1965년 마산 출생, 진해 거주, 낙동강문학 창간호 동인, 낙동강문학 편집위원 역임, 현) 한국시민문학협회 부회장, 시집 ‘내 마음이 고장 났다’(시민문학사刊)

<해설> 각종 문명의 이기 속에서 더욱 커지는 인간의 소외, 그저 편리한 것만 찾다보니 제자릴 잊은 많은 것들. TV 속의 프로그램 제목도 줄여셔 말하는 것이 요즘의 세태이다. 형식적 인간 관계 속에서 죽음조차 번호 하나 지움을 끝나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지고 씁쓸하다. 나는 누구에게 어떤 번호일까? -이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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