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이 일반학교 영어교사로
시각장애인이 일반학교 영어교사로
  • 남승현
  • 승인 2013.02.0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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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호씨 대구 최초 임용

대구대 영어교육과 나와 광명학교 기간제 경험

학생지도 어려움 없을 것
/news/photo/first/201302/img_88710_1.jpg"사진-대구지욕첫시각장애인출신교사/news/photo/first/201302/img_88710_1.jpg"
대구 최초 시각장애인 출신 영어교사가 된 이우호씨,
“학생을 가족과 같이 돌보며 어려운 학생의 멘토가 되도록 하겠다”

대구지역 최초로 시각장애인 출신 영어교사가 된 이우호(39)씨의 얘기다.

특히 이씨는 동시통역도 가능한데다 최근 수업교재도 많이 개발돼 장애인학교가 아닌 일반계 중·고교 영어교사로 임용된다.

이씨는 지난 1998년 24살 망막 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완전히 잃어 시각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그는 20대 초반 군입대 신검 과정에서 앞으로 실명하게 될 것이란 이야기를 전해 듣고 처음에는 절망했다.

시력을 점점 잃어 갈 당시에는 앞으로의 일이 두렵고, 힘들었다.

하지만 시력을 완전히 잃고 나니 포기 할 것은 포기하게 돼 마음의 정리가 쉬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실명하기 전 그는 아르바이트로 국내여행사에서 외국인을 안내하거나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남들과 다르지 않은 청춘을 보냈다.

1999년 재활 훈련을 위해 다니기 시작한 시각장애학교에서 그는 영어 선생님을 꿈꾸게 됐다.

걷기 연습을 하고 점자를 익힌 그는 마침내 2001년 대구대 영어교육학과에 입학했다.

이씨는 부모와 교수 등 주위 사람들의 응원 덕택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임용시험 준비과정에서 방대한 독해 지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시험시간을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꼽았다.

최근 3년 동안 특수학교인 대구 광명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한 그는 “고3 진학지도를 맡았는데 일반고등학교에서도 고3 학생들을 맡아 그들의 진학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시력 장애로 학생 숙제 지도를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학생들 숙제를 메일로 받아 검사할 예정이다. 맨투맨으로 학생 과제물 지도와 생활상담까지 같이하겠다”며 시각 장애로 인한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씨가 임용시험을 칠 수 있었던 것은 시험지를 워드화하고 이를 음성변조로 바꾸어 송출되는 프로그램이 있어 가능했다. 이같은 방법으로 학생지도도 이뤄진다.

일반인도 어렵다는 임용시험에 합격한 이씨는 “앞으로 일반학교에 다니고 싶지만 지원을 받지 못하는 시각장애인 학생들을 돕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는 “시각장애를 장애로 보지 않고 좀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여성을 만나 행복하게 살겠다”며 “임용시험을 준비하며 아직 끝내지 못한 교육대학원 박사 논문을 하루 빨리 끝내고 싶다”고 했다.

남승현기자 namsh2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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