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공연장, 도시 품격 높인다
잘 만든 공연장, 도시 품격 높인다
  • 황인옥
  • 승인 2013.02.0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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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오페라하우스·뉴욕 링컨센터…

지역 넘어 세계적 관광명소로 자리매김

고양아람누리, 클래식·오페라 전문 공연

서울 관객들도 즐겨 찾는 관심지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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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버팔로에 사는 엠마 할머니는 자동차로 4시간을 달려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보러가는 열혈 문화 소비층이다.

저자 박진현은 버팔로에서 세계적인 문화도시 뉴욕의 고급문화를 즐기는 인구는 엠마 할머니 같은 극소수의 마니아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소개한다.

그는 꽤 많은 주민들이 뉴요커 못지않은 열정으로 뉴욕을 안방처럼 드나들며 세계적인 전시회나 공연을 즐긴다고도 한다. 그는 문화의 중심에서 문화가 가지는 파워를 절절하게 체험해 온 문화저널리스트다. 엠마 할머니는 그가 뮤지컬을 보러간 브로드웨이의 어느 극장에서 만난 관객이다.

버팔로가 미국에서도 가장 살기 괴로운 도시 7위에 올라 있을만큼 황량한 도시임을 감안할 때 21세기를 문화의 시대로 규정하는데 고품격 문화를 즐기기 위한 위한 버팔로 주민들의 잦은 뉴욕 행은 반론의 여지를 차단하는 듯 보인다.

작가는 책에서 문화의 시대에 특히 주목하는 분야는 아트센터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문화가 소비·확산되고 있지만,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공간은 아트센터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아트센터야말로 그 어떤 문화공간보다 현대인들의 황량해진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다양한 기획공연과 아카데미가 실제적으로 구현되는 장소이며, 이 실제성은 강력한 파워의 근거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언뜻 떠오르는 장소는 미학적인 외관과 첨단 시설, 최고의 프록램으로 사랑받고 있는 세계3대 아트센터인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미국 뉴욕의 링컨센터, 영국 런던의 바비칸 센터. 이 건축물들과 여기서 생산되는 최고의 문화는 지역인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세계인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며 지역의 관광과 경제 등 다양한 분야로 영향력을 확산하며 자가증식 중이다.

저자가 버팔로의 엠마 할머니를 열혈 문화 소비층으로 이끈 버치필드 페니 아트센터에 주목한 것도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함이다. 엠마 할머니를 클래식과 오페라에 눈을 뜨게 하고, 점차 더 깊고 넓은 문화의 세계로 빠져 들어가게 한 절대적인 역할을 아트센터가 했다는 점이 작용했다.

저자는 문화가 도시에 미친 영향력의 또 하나의 예로 고양시를 소개한다. 그에 따르면 4년 전 고양시는 ‘일산’이라는 구(區) 이름이 더 유명할 만큼 상징적인 아이콘이 없는 무미건조한 도시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의 고양시는 지난 2007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영국의 런던, 미국 라스베가스, 러시아 모스크바, 독일 뮌헨과 나란히 고양시를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10대 도시’로 선정할 만큼 고품격 문화예술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강변한다. 그러면서 2007년 개관한 고양아람누리에 주목한다. 이 복합문화센터야말로 고양시의 ‘컬러’를 바꾸고, 파워지역으로 성장시킨 일등공신이라고 자각한다.

고양시가 서울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에 버금가는 공연장을 건립하기로 하고 개관 6~7년 전부터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지하철 3호선 정발산역 일대를 공연장부지로 찜해 놓았고, 더 나아가 ‘웰 메이드 아트센터’를 내걸고 세계 수준의 장르별(오페라, 클래식, 연극) 전문공연장을 지음으로써 고양시가 단숨에 공연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고 강조한다.

고양아람누리의 개관이 서울을 가지 않고 서울에 있는 예술의전당 못지않은 문화를 누릴 수 있게 해 주었고, 서울 관객들이 오히려 고양을 찾을 정도의 관심지역으로 탈바꿈하게 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문화의 시대에는 소도시의 공연장 하나가 도시의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견해도 피력한다.

책에는 이 밖에도 교육과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에듀테인먼트의 장이자 막대한 관광수입의 원천인 문화자원으로서의 국내외 24곳의 아트센터를 소개하며, 21세기의 아트센터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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