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 소년 브란웰은 자신의 이복 여동생 니키를 떨어뜨려 식물인간 상태로 만든 혐의를 받고 청소년 보호소에 수용되지만 동생이 이상해진 순간부터 입을 열지 않는 실어증 증세를 보인다.
진실을 밝히기로 마음먹은 브란웰의 오랜 친구 코너는 눈을 깜박이는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프랑스 소설 '잠수종과 나비'를 떠올리고는 사건과 관련된 단어를 적은 카드로 브란웰과 의사소통을 시작한다.
브란웰은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의 이름이 적힌 카드에 반응하고 코너는 브란웰이 지목하는 카드에 따라 주변 인물들을 조사해 가며 니키를 식물인간으로 만든 범인을 추적해간다.
코너가 20일간 범인을 추적해 가는 과정은 일종의 추리소설 같지만 작가는 범인이 누구인지보다는 코너가 사건의 얼개를 짜맞춰 가면서 드러나는 브란웰의 상처, 그리고 그런 친구의 상처를 이해하며 자신도 함께 성장해가는 코너의 모습에 이야기의 초점을 맞춘다.
재혼가정과 실어증 같은 다소 어두운 소재가 등장하지만 두 소년이 주고받는 카드 놀이 속 말장난들과 순간순간 등장하는 작가 특유의 재치있는 문장들로 이야기는 어둡지 않다.
어린이책 전문 기획집단인 햇살과나무꾼이 번역했다. 총 332쪽. 9천500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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