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길 위의 절
<신간> 길 위의 절
  • 김덕룡
  • 승인 2009.04.2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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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나는 절을 이렇게 봤다"하며 절 안팎을 샅샅이 살핀다.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 불교신문 기자로 일하며 수없이 많은 사찰을 답사하고 또 종교(불교)의 안팎을 오랫동안 살펴왔던 저자가 절 안의 '깨달음', '생명', '역사', '풍경'등의 내밀한 곳을 발견해 전하고 있다.

42곳의 사찰에 깃든 풍물과 역사에 관한 에세이가 마치 여행안내서처럼 펼쳐진다.

공주 영평사의 구절초, 강진 백련사의 동백, 천안 광덕사의 호두나무 등 절 안팎에 흐드러진 풀과 나무에서부터 의정부 망월사의 위안스카이, 괴산 공림사의 송시열, 상주 남장사의 이백 등 역사
인물까지 다루고 안성 칠장사에서는 반란을 꿈꾸었던 민중들의 ‘지도자’ 임꺽정의 일들과 제주 서관음사에서는 4.3을 기억해 낸다.

이 책은 사찰의 풍광에 대한 예술이나 종교적 접근이 아닌 인문적 접근법과 절이라는 텍스트(구조물)가 아니라 절을 둘러싸고 있는 컨텍스트(풍광과 역사)를 찾아 떠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저자는 "길 위에서 만난 절, 그 속의 삶은 바르고 올곧고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다"며 "절이 먹은 나이에 걸맞게 그곳은 수많은 굴곡, 사실 아닌 전설과 믿기 힘든 역사가 있다"고 말한다.

이런 절들의 속살을 살피고, 찬탄 뒤에 숨어 있는 한숨을 들춰냄과 동시에 영광 뒤에 자리 잡은 좌절의 찰나도 짚어낸다.

저자는 호랑이의 기세를 누르기 위해 세워진 서울 호압사에 대해 "밤길에 등 뒤를 노리던 야수(호랑이)의 위세는 오늘날 치한과 퍽치기, 음주운전차량 등이 대체했다"며 "역사가 반독되듯 호랑이도 재림하는 셈"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부처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게 원칙이지만 세상의 눈으로 부처님을 봐야 할 경우도 있다"며 "그래야만 중생을 부처님 눈 닿는 곳에라도 붙들어 놓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장영섭 지음. 불광출판사. 총 272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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