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산업경제 상황인식 ‘뒷북’
대구시, 산업경제 상황인식 ‘뒷북’
  • 강선일
  • 승인 2013.02.13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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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통계자료로 “성장세 지속”…자화자찬 시정 홍보 일관

잇단 악재로 지역 기업 수출·내수경기 비상

산업계 “눈가리고 아웅식 탁상 행정” 비난
대구시의 산업경제 상황인식이 체감경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지역 산업계의 어려움은 반영하지 못한 채 여전히 ‘탁상행정’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내수부진, 원화강세(환율하락)에다 3차 핵실험 강행으로 ‘벼랑끝으로’ 치닫고 있는 대북관계 등의 잇딴 악재로 지역기업들의 수출 및 내수경기에 비상이 걸렸지만, 대구시는 2년전 통계자료를 내밀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자화자찬’의 시정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었서다.

대구시는 13일 통계청과 공동조사한 ‘2011년 광업·제조업 조사결과’ 자료를 토대로 대구의 광업·제조업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홍보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1년말 기준 대구의 광업·제조업체수는 총 3천239개로 종사자 10만3천431명, 생산액 27조1천990억원, 부가가치액 8조926억원으로 2010년 대비 사업체수 232개(7.7%), 종사자수 4천756명(4.8%), 생산액 2조9천780억원(12.3%), 부가가치액 1조210억원(12.9%)이 각각 증가하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전국 7개 광역지자체 중 사업체 수는 가장 높았고, 종사자수와 생산액 및 부가가치액에서는 각각 두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지역 산업경제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 중에서도 자동차산업은 12.3%에서 17.6%로, 금속가공산업은 8.5%에서 16.5%로, 기계장비산업은 12.5%에서 15.9%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이들 3개 업종이 전체 산업의 50%를 차지하며 대구경제를 이끄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구시는 “유럽발 경제위기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같이 높은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동안 대구시에서 첨단산업단지를 대폭 확충하면서 유망기업을 꾸준히 육성하는 한편 국내외 우수 기업 투자를 적극 유치해 온 결과로 분석된다”고 자찬하며, 지역 경제 관련기관 및 단체에서 경제정책 수립과 산업연구 활동에 많이 활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지역 산업계는 대구시가 홍보한 이번 자료는 어디까지나 2년전의 상황으로, 현재는 지역 광업·제조업 등 중소기업 업황이 ‘불황의 늪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힘든 상황이란 현실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탁상행정’의 표본을 또 한번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실제 유럽 재정위기는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촉발돼 글로벌 경제위기를 가져왔고,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채산성 악화 및 일본과의 경쟁력 약화에다 3차 핵실험으로 벼랑끝으로 치닫고 있는 대북관계로 인해 지역 중소 제조업체들은 수출 및 내수경기에 ‘경고등’이 켜지며 작년 하반기 이후 업황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 및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2011년 4분기 8.7%를 기록했던 자동차부품업종의 생산 증가율은 작년 2분기 11.3%로 고점을 찍은 후 유럽 재정위기가 본격화되면서 3분기에는 2.1%로 증가세가 급락했고, 작년 12월에는 1.0%(4분기로는 0.3% 증가)의 마이너스 증가로 돌아설 만큼 업황이 악화됐다.

또 기계장비업종의 생산 증가율은 2011년 연간 -3.1%에서 지난해 12월에는 -15.9%를 기록하는 등 연간 -10.1%의 역성장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외 실물경기 불확실성 확대와 환율하락 등으로 인해 지난달 대구의 중소제조업 경기전망지수(SBHI)는 77.5로 최근 1년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대구시가 2년전 지표를 근거로 지역 제조업황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자화자찬’하는 것은 전형적 탁상행정의 표본으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 밖에 안된다”고 쏘아붙였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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