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리는 50대 남성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리는 50대 남성
  • 승인 2013.02.1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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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년 들어 50대 남성의 자살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낸 데 주역을 한 50대 남성들이 편안한 노후를 기대하기는 고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하루가 멀다 하고 잇따르고 있다. 우리 사회가 그들을 극단의 선택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그들의 비극을 막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할 방안도 논의돼야 하겠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단연 1위이다.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 당 자살자의 숫자는 2000년 13.6명에서 2010년 28.1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높은 것이 큰 사회적 문제이지만 지난 10년 사이에 2배 정도나 늘어난 자살률 증가가 더욱 큰 문제이다. 특히 50대 남성의 경우 10만 명당 61.5명이 자살해 평균 자살률의 2배 이상, 50대 여성 20.7명에 비해 무려 3배 가까이 된다. 14.8명이던 20년 전 50대 남성 자살에 비하면 4배가 늘어난 수치이다. 지난해 50대 남성의 사망원인 2위가 자살이었다.

50대라면 자녀의 평균 연령층이 대학생이 돼 가정에서 지출이 가장 많을 때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50대 남성은 20, 30년 동안 일해 온 직장에서 물러날 때이다. 자신과 가족을 위해 뼈 빠지게 일했던 직장을 하루아침에 잃은 50대 가장이 경험할 극심한 압박감과 허탈감은 충분히 이해할 수가 있다. 거기다가 노후준비가 가장 안 된 연령대가 50대라는 자료가 증명하듯이 앞날이 막막한 50대 남성이 상당수이다.

전문가들은 50대 남성의 중요한 자살 원인으로 직장 내 고립과 실직에서 오는 사회적 자존감의 상실을 꼽고 있다. 옳은 진단이다. 여기에다 경제적 궁핍과 노후 불안, 성장한 자녀와 소원한 아내 등 가족들의 관심 부족도 그들을 극단의 선택으로 내모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급속히 쇠락하는 체력 및 남성성에서 오는 좌절감도 있을 것이다. 당해보지 않으면 이해지 못할 50대 남성만이 느끼는 절망과 고독감이다.

50대 남성의 자살을 막기 위해서는 가족의 따뜻한 관심이 무엇보다 필수적이다. 50대 남성의 허탈감과 불안감을 가족애가 달랠 수가 있다. 또한 자살은 병적인 정신 상태에서 오는 일종의 정신과적 응급질환이라 볼 수가 있다.

따라서 가족이 관찰하기에 50대 남성이 자살 징후가 있을 때는 제때에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당사자인 50대 남성도 삶을 꼭 한 방향에서만 볼 필요는 없다. 삶에서는 상실한 것보다는 갖고 있는 것이 항상 더 많고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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