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서 독도를 육안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
‘울릉도에서 독도를 육안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
  • 승인 2013.02.1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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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동 영남대학교 독도연구소 교수
‘세종실록’ 지리지 강원도 울진현조에 “우산무릉 두 섬이 울진현의 정동쪽 바다에 있다”는 기록이 있고, 그 세주에 “바람 부는 날 날씨가 맑으면 서로 보인다”고 되어 있다. 여기의 우산도는 현재의 독도이고, 무릉도는 울릉도이다. 울릉도에서 독도를 항상 볼 수 있다면 ‘세종실록’ 지리지 등의 사서류 등에 기록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루 중에 동틀 무렵이 울릉도에서 독도를 가장 잘 볼 수 있다. 해가 중천에 떠오르면 해수면의 온도가 높아져서 울릉도에서 독도를 보기가 힘들다. 그리고 비 온 직후에 울릉도에서 독도를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독도는 안개가 끼어 있는 날이 많다. 안개가 끼지 않은 날은 60일~90일에 불과하다. 9월에서 이듬해 2월까지가 그 때이다. 이 때는 태풍과 파도 때문에 울릉도도 관광하기가 쉽지 않은 계절이기 때문에 관광객이 울릉도에서 독도를 보기는 더욱 힘들다. 그러나 독도에서 울릉도 보기는 쉽다. 해가 서산에 기울 무렵에 울릉도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관광객들은 독도에 해질 무렵까지 머물지 못한다. 따라서 독도에서 울릉도 보기도 쉽지 않다.

일본의 가와카미 겐조의 경우 복잡한 수학공식을 동원해 울릉도에서 독도를 볼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하였고, ‘세종실록’ 지리지에 울릉도에서 보이는 우산도는 관음도, 혹은 죽도(댓섬)라고 하면서 억지 주장을 한다. 그러나 관음도, 죽도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에도 항상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일본은 울릉도에서 독도를 볼 수 있다는 것을 그토록 부정할까? ‘울릉도와 독도는 날씨가 맑으면 서로 바라볼 수 있다’는 기록은 오랜 경험의 산물이고, 하나의 생활권역을 나타내는 기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기록을 예로 들면서 독도는 울릉도민의 삶의 터전이라고 말하면서 ‘독도는 우리나라 땅’이라고 한다.

1901년 5월 발행된 일본의 ‘지학잡지(地學雜誌)’에서도 “울릉도에 있는 일본인은 맑은 날 산의 높은 곳에서 동남을 바라보니 아득히 섬 윤곽을 확인하였다”는 기록이 나오는데, 그 섬을 량코도, 즉 독도라고 하였다. 문헌기록과 함께 울릉도와 독도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다는 기록을 증명하는 사진은 무수히 많다. 제시한 사진들도 그 중의 하나이다.

울릉도에서 독도를 바라볼 수 있다는 기록을 통해 우리는 독도가 울릉도민의 역사적 삶의 터전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알았다. 게다가 독도는 울릉도민의 삶의 터전일뿐만 아니라 동해안 연안민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했다. 강원도 삼척, 경상북도 울진 등지에서 울릉도를 바라보았다는 기록은 고려시대에서 조선시대에 걸쳐 사서류와 문집에 많이 나온다. 동해안 연안민들이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울릉도를 드나들었고, 울릉도에 들어간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독도로 건너갔고, 독도에 간 사람들은 해질 무렵 울릉도에 돌아왔고, 울릉도에서 눈에 보이는 삼척, 울진 등지로 돌아왔다. 그런 점에서 독도는 울릉도민의 삶의 터전일뿐만 아니라 동해안 연안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이제 우리는 ‘울릉도에서 독도를 육안으로 볼 수 있다’는 기록이 갖고 있는 의미를 명확히 안다. “독도는 우리 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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